공부벌레임창용,성공원인은‘분석’

입력 2008-05-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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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임창용이 아니다.” 임창용(32)의 야쿠르트 스왈로스 입단을 성사시킨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과거의 임창용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고 말했다. 박씨에 따르면 어느 날 임창용이 숙소에서 TV중계를 통해 소프트뱅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 선수는 어떤 선수냐’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 타격자세를 보고 장단점을 파악하기도 했다. 박씨는 “너 한국에서는 다른 선수 분석 안했잖아. 일본 오더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며 놀랐다고 했다.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비디오를 보지 않는 대표적인 타자로 알려져 있는데 박씨의 말처럼 임창용은 한국시절 분석자료를 별로 활용하지 않는 투수 중 한명이었다. 박씨가 일부러 일본 센트럴리그의 타자 한명 한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임창용은 막힘없이 장단점을 술술 풀어내더라고 한다. “요미우리 라미레스는 몸쪽 낮은 공으로 승부해야돼, 높은 볼은 잘못하면 그냥 넘어가” 등등…. 임창용의 성공요인으로 적극적인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이 일본 첫해 모두 실패했지만 임창용은 “칠테면 쳐봐라”는 식의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게다가 야쿠르트 동료들과 경기 후 만나 잘 어울린다. 일본말이 서투르지만 통역을 일부러 대동하지 않는다. 포수 후쿠카와 마사카즈, 내야수 미야모토 신야 등과 절친하게 지내며 다른 동료들과도 두루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한국 시절에도 임창용은 삼성 후배들에게 글러브 등 장비를 선물하고 밥도 사면서 배영수 권오준 등 따르는 후배가 많았다. 특유의 승부기질은 그대로다. TV중계를 보다 “쟤가 그렇게 잘 쳐? 내 공 친다면 다음 타석에서 한방 맞혀서 타석에 못 붙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임창용 계약서에 1세이브당 1000만원 가량의 인센티브가 걸려있다고 밝혔다. 돈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즐거워하는 임창용이라고 한다. 임창용은 7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또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8세이브를 올렸다. 1일 한신전에서 시즌 7세이브를 달성한 뒤 등판기회를 갖지 못하다 6일 만에 세이브를 올리면서 센트럴리그 공동 3위로 다시 뛰어올랐다. 임창용은 2-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첫타자 2번 니시 도시히사를 2구만에 3루땅볼로 잡아냈지만 3번 우치카와 세이치에게 사구를 허용했다. 일본진출 첫 사구. 이어 4번 무라타 슈이치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3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5번 사에키 다카히로를 8구째 접전(파울 6개) 끝에 시속 153km 몸쪽 낮은 직구로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숨을 돌렸다. 그리고 6번타자 요시무라 유키를 2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잡고 위기를 탈출했다. 시즌 11경기 1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여전히 방어율은 0.00. 이날 최고구속은 154km였는데 특징적인 것은 투구수 15개 모두 직구였다는 사실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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