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인감독’밸런타인의우승원동력

입력 2008-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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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현재 일본프로야구에도 외국인 감독이 셋 있다. 보비 밸런타인 지바 롯데 감독, 테리 콜린스 오릭스 감독과 마티 브라운 히로시마 감독이 그들이다. 외국인 감독은 나름의 지도법이 있지만 일본 감독에 비해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또 선수들에 대한 인내심이 강하고, 믿음을 표시한다. 즉 일단 보직을 부여하면 결과가 바로 안 나와도 일본 감독에 비해 오래 기다려 준다. 되도록이면 90∼100개 안팎으로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한정하고, 로테이션 순서를 확실하게 지켜주려 애쓴다. 이러다 보니 불펜의 분업화에 신경을 많이 쓴다. 밸런타인 감독의 경우, 이미 1990년대 지바 롯데 감독으로서 일본야구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엔 타순도 고정시켰고, 메이저리그 정통 스타일에 가까웠다. 그러나 2004년 다시 지바 롯데로 돌아온 뒤엔 히카와리 타순(매일 바뀌는 타순)과 기동력과 수비력을 중시하는 일본야구의 고전 스타일을 융합하기 시작했다. 2005년 일본시리즈 우승은 그 결실이다. 또 하나 밸런타인의 업적은 젊은 선수를 키워내는 능력이다. 올 시즌만 해도 불펜의 고바야시와 야부타가 이탈했지만 그 공백을 메워나가고 있다. 밸런타인은 마케팅 면에서도 일본야구의 틀을 깼다. 일례로 밸런타인은 경기 전에도 스스럼없이 팬 앞에 나서 서비스를 실행한다. 하라나 오치아이 같은 일본 감독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지바의 야구 붐은 그의 공이 크다. 그러나 밸런타인의 캐릭터 덕분이지 모든 외국인 감독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밸런타인이 2005년, 트레이 힐먼 전 니혼햄 감독이 2006년 일본시리즈를 제패했지만 외국인 감독이라서 우승했다고 보긴 어렵다. 콜린스나 브라운의 예에서 보듯 투수가 약하고, 구단의 투자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힘들다. 또 하나 외국인 감독은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대체로 외국 감독은 코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일본 코치들의 보좌가 필요하다. 니혼햄만 해도 힐먼 밑에 시라이시가 수석코치로서 소통을 담당했다. 여기다 외국인 지도자가 오면 일본 코치들의 자리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도 필연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일본야구의 외국인 감독은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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