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은퍼거슨전략잘이해하는꾀돌이”

입력 2008-05-2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월2일 AS 로마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던 ‘박지성 신드롬’. 22일 결승전을 끝으로 챔스리그는 막을 내렸지만, 박지성 신드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3년만에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며 뉴스의 한 가운데에 자리매김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뿐아니라 영국에서도 그의 위상은 상향 조정된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한국이나 영국 언론이 아닌 제3국 언론은 박지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브라질의 일간지 <폴라(FOLHA)>의 축구 전문기자인 호드리고 부에노(35)는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유용한 선수이며, 맨유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부에노는 1994년부터 14년간 축구전문기자 생활을 하고 있으며, 1998년월드컵을 비롯해 3차례의 월드컵을 취재한 베테랑이다. 또한, 맨유의 브라질 출신인 안데르손(21)을 담당하면서 맨유의 경기는 빠짐없이 본다고 했다. 그는 “박지성은 호나우두나 루니의 파괴력 높은 공격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능력은 팀내 어떤 선수보다 탁월하다”고 말했다. 즉,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한편 상대 공격 때는 어떤 위치에서든 수비력을 발휘했다는 의미다. 최전방에 나갔다가도, 어느새 문전까지 내려와 상대를 마크하는 그의 스타일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전술적인 측면도 강조했다. 그는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구사하는 다양한 전술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 중 한명이고, 굉장히 지능적인 선수”라면서“특히 상대 수비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파울을 얻어내는 장면 등은 인상적이다. 재치있는 플레이어”라고 덧붙였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안데르손의 경우 브라질 출신답게 테크닉이 뛰어나다. 하지만 박지성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뒤진다. 비단 박지성만의 문제는 아니고 아시아 선수 대부분의 공통된 약점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산소 탱크’가 상징하듯 그라운드에서 가장 많이 뛰고 에너지가 넘쳐난다는 일련의 평가에 대해 그는 “2002월드컵에서 봤던 것처럼 한국 선수 대부분이 빠르고 많이 뛴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박지성은 특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분명히 말하지만 박지성은 이제 아시아가 아니라 ‘인터내셔널 플레이어’”라고 거듭 강조했다. 모스크바=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