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이근호결승골…“결혼선물로쏠게”

입력 2008-05-2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남과 대구의 K리그 11라운드 경기가 벌어진 25일 오후 전남 순천 팔마경기장. 광양전용구장을 홈으로 쓰는 전남이 순천의 축구 팬들을 위해 특별히 이날 이곳에서 홈경기를 치렀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44분, 팀동료 진경선의 패스를 이어받은 대구의 이근호가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5000명 이상의 관중들 사이에서 일제히 안타까운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근호는 벤치 앞으로 가서 벌러덩 드러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이근호가 이날 유독 골에 욕심을 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날 오전 이근호의 친형 이원호(28)씨가 인천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이근호는 경기 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다. 이에 그는 이기거나 골을 넣으면 수당으로 받는 돈 전부를 형의 신혼여행 경비에 보태기로 마음 먹었는데, 바람대로 두 가지가 모두 이뤄진 것이다. 이근호는 “형 결혼식에 못 간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이기고 골까지 넣어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이근호의 승리 수당과 골 수당을 합치면 대략 400만원 가까이 될 것이다”고 귀뜸했다. 순천=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