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Biz]값오른입장료,야구발전시작

입력 2008-05-2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ǥ

담배 피우는 사람이 제일 아까워하는 돈은 라이터 값 300원이다. 정확히 재보지는 않았지만 300원짜리 라이터 하나로 2500원짜리 담배 30갑도 넘게 피울 수 있다면 “왜?”라고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이 물을 수 있다. 답은 공짜 라이터가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사인볼, 팬북 등은 애연가의 라이터처럼 팬들의 기억에 공짜로 인식된 상품이었다. 프로모션용으로 공짜로 뿌리다 나중에 외국 구단처럼 돈 받고 팔려고 매장에 내놓으니 한동안 팔리지 않았다. 일부 종목의 몇몇 구단은 아직도 입장권까지 반 공짜로 뿌리고 있는데 뒤늦게 ‘돈 주고 사는 게 입장권’이라는 인식을 시키려면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면 관중도 관중이지만 내실도 다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알다시피 입장수입은 프로구단에서 가장 중요한 수입원 중의 하나다. 또 ‘관중수X입장료’로 결정되는 입장수입은 관중 수를 늘리든지 입장료를 인상해야 늘어나게 돼있다. 물론 입장료는 싸게 책정하고 경기장에 들어온 관중들이 다른 곳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드는 영업방식도 있다. 그런 여건을 갖추지 못한 구단이라면 팬들이 수용할 수 있는 선이라야 되겠지만 입장료를 굳이 낮게 책정할 이유는 없다. 실제 국내 프로구단 일반석 성인 입장료는 6000원에서 1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그런데 총 입장수입을 관중 수로 나눈 값인 1인당 평균입장료는 약 4000원 내외다. 평균입장료가 성인 일반석 가격 절반 이하로 낮게 나오는 이유는 다양한 할인제도 또는 공짜표 남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야구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보다 리그 전체 1인당 평균입장료가 5월 현재 837원이나 올랐다는 사실 때문이다. 평균 4879원이라는 이 숫자는 낮은 것 같지만 공짜표 많은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제일 높은 가격일 뿐만 아니라 평균 6423원인 구단도 나왔다. 아직도 입장수입으로 버는 돈이 경기를 만드는데 드는 원가의 몇 분의 일에 불과하겠지만 팬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가격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수가 작년과 같더라도 34억원이 늘어난다. 그리고 팬들에게 입장권이 라이터 같은 상품으로 인식되어서는 절대로 명문구단이 될 수 없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