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MLB수다] 4박5일,선발도열공한다

입력 2008-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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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은 5일에 한번씩 등판하게 돼 보통 4일 동안의 준비기간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그 4일 동안 매일 출전하는 야수들과는 성격이 다른 그들만의 세상이 있습니다. D-4, 가벼운 캐치볼과 러닝.모든 투수들은 외야에서 가볍게 캐치볼을 하며 구위를 점검합니다. 캐치볼 파트너는 시즌 초 자연스럽게 정해지지만 슬럼프에 빠지면 파트너를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메츠 시절 서재응 선수는 스티브 트락셀, 애런 헤일먼 등과 짝을 이뤘고 슬라이더 교정을 위해 한동안 마이크 스탠튼과 파트너가 됐습니다. D-3, BULLPEN SESSION. 불펜에서 코치가 보는 앞에서 피칭을 합니다. 경기 때와 같은 집중력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투구수는 선수마다 다르지만 30개에서 50개 정도입니다. 간혹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은 한번 정도 불펜을 추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펜직후 코치의 짧은 코멘트가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격려의 악수 아니면 하이파이브로 끝이 납니다. 릭 피터슨 코치와 상담없이 새로운 투구폼으로 불펜에 임했던 서재응 선수의 배짱이 가장 기억나는 불펜에서의 추억입니다. 그날 피터슨 코치는 첫번째 투구가 손에서 나오기도 전에 ‘F’자를 섞어가면서 뭐라고 했거든요. D-1, 캐치볼과 비디오분석. 외야에서 캐치볼 이외에 특별한 운동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등판 하루 전에 비디오로 상대팀 타자들을 분석합니다. 클럽하우스에 비치된 노트북 컴퓨터에는 다음날 상대하게될 타자들을 key word로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알 라이터같은 경우엔 직접 메모를 할 정도로 비디오를 열심히 이용하는 편이었습니다. D DAY, 결전의 날. 선발투수는 등판당일날 지각할 수 있는 특권이 있습니다. 경기 두시간전쯤에 출근을 합니다. 트레이너실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긴장을 풀기도 하고 MP3플레이어는 모든 선발투수의 필수품입니다. 한시간 전에는 당일포수와 투수코치와 미팅을 갖습니다. 상대팀 선발라인업을 보고난 뒤에 미팅을 하는게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미팅의 모든 우선권은 투수한테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A선수는 첫번째 타석에선 바깥쪽 직구위주로 승부하다가 마무리는 몸쪽 슬라이더로 하겠다.” 간혹 코치나 포수가 상반된 의견을 제시할 때가 있으나 대부분 투수가 원하는대로 경기구상을 하게 됩니다. 코치는 각 타자들의 성향을 기억시켜주는 정도의 도움을 줍니다. 모든 준비와 결정권은 투수한테 있으며 결과의 책임도 물론 투수들의 몫입니다. 만약 캐처가 피아자처럼 베테랑급일 경우엔 주도권을 양보해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팅이 끝나면 가벼운 러닝으로 땀을 흘리고 캐치볼을 한 뒤 곧바로 불펜에서 투구를 시작합니다. 경기시작 5분전 보안요원의 사인과 함께 불펜문이 활짝 열립니다. 불펜에서 덕아웃까지 걸어나오는 시간은 약 1분 정도. 간혹 한국교포분들의 “파이팅” 응원소리가 들립니다. 결과를 떠나서 가장 흥분되고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e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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