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S연구원들의골드전략]‘당연히금’부담부터날려야‘태권V’

입력 2008-05-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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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밭으로 태권도와 양궁이 꼽힌다. 올림픽 마다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선사, 한국이 10위권을 유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종주국인 태권도는 지난 2차례의 올림픽에서 총 8개의 금메달 중 5개를 획득, 자존심을 지켜온 종목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이 평준화되면서 마냥 쉽게 메달을 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태권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주 <테마스페셜-스포츠& 사이언스> 올림픽 종목별 점검에서는 태권도의 메달 전망에 대해 다룬다. 각 국이 최대 4체급 이내로 출전 제한이 있는 태권도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를 알아본다.》 태권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시켜주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태권도의 국제 환경을 냉정히 살펴보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각국 선수들의 기량이 급속하게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 흐름이 아주 빨라 어떤 특수 기술이나 훈련 방법을 한 국가만 독점하기 힘들다는 점, 흔히 ‘부메랑 효과’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국의 우수 지도자들이 세계 도처에 퍼져 그들이 지도한 선수들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점, 메달을 따기 어려운 국가들이 비교적 새로운 종목인 태권도를 전략 종목으로 정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점, 기술 이외에 체력 및 체격 조건에서 한국이 우위를 말할 수 없는 점 등이 원인이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다른 나라의 집중 분석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그런데도 국내 분위기는 태권도 종목의 압도적 석권을 당연시하고 있다. 때문에 태권도 대표 선수들은 물론이고, 지도자들은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심리적인 압박감을 극복하고, 강심장이 되어야 만이 금메달을 딸 수 있다. 지난 10여년간 체육과학연구원도 이런 점을 고려, 집중 투자해왔다. 특히 임상심리의 인지적 심리치료 방법을 중심축으로 수용한 정신력강화 인지재구성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고, 그 결과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경기불안 제어 프로그램, 훈련 동기유발 프로그램, 한국 특유의 강한 투지를 살리기 위한 강인한 정신력 배양 프로그램, 팀 정신 강화 프로그램, 팀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 체벌 없는 정신력 강화 프로그램 등이다. 근래 태권도와 투기 종목 전반에 특수화된 프로그램 개발을 해왔는데, 이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특히 투기종목 선수들의 정신 강화 심리지원을 위한 목적이었다. 현장에서 심리적 지원의 어려운 점은 개입효과의 개인차가 아주 크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팀 선수들에게 같은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크게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심리지원 경우는 선수에 따라 정반대 방향의 개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발된 정신력 강화 프로그램은 이런 개입의 개인화 필요가 수용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최근 올림픽대회에 출전했던 태권도 선수 대부분이 위의 프로그램들에 의해 심리지원을 받았다. 심리지원 필요의 정도는 개인마다 많이 다르다. 경기장에 서 있는 선수들이 똑같이 의연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결코 그렇지 않다. 어떤 선수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처럼 내면도 안정된 반면, 또 다른 선수는 마음속에 온갖 생각이 들끓어 실은 정신이 없는 것이다. 후자의 선수를 대상으로 심리 검사와 심층 면접을 해보면 무엇이 필요한 지 확연히 드러나고, 프로그램에 따라 필요에 맞는 개입을 한다. 태권도 아테네올림픽에서 국민에 큰 기쁨을 주었던 A 선수에게도 경기 전 프로그램 심리개입을 했다. 개입 후 조사에서 객관적인 수치로 심리 측면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선수 본인의 수용 정도도 아주 민감했다. 정신력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목적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태권도 뿐 아니라 유도에서도 실력은 세계 정상이나, 늘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B 선수에게 이 같은 프로그램 개입과정을 거쳤는데, 경기에 대한 본인 생각 중 문제가 되는 내용을 대화를 통해 바꿀 수 있었다. 이런 반복된 과정을 거친 이후 B 선수는 곧이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열정이나 의욕, 그리고 자신감 등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으며, 실제 이것이 메달을 결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경기 현장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이야기 하는 내용이다. 적절한 심리조정 능력 배양도 과학이다. 과학적이고 치밀한 지원 및 준비 없이 현대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힘들다. 김용승 KISS 책임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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