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필드오브드림]비디오판독에궁지몰린ML심판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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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올해 만큼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현미경 밑의 세포처럼 관찰당하고 매번의 콜이 부담스러웠던 적은 처음일 것이다. 1월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심판들의 사생활을 캐고 다녀 심판들이 공식항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사무국은 심판들의 이웃들에게 심판들이 약물을 사용하는지, 가정폭력은 없는지, 인종 차별주의자인지 등등을 물었다고 하다. 그리고 시즌이 시작되면서 오심 문제가 집중 거론되고 있고 일단 이 주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예전엔 오심의 문제는 그저 경기의 일부분으로 지나쳤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기 도입의 필요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며 심판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아직 공식화는 안됐지만 수 년 전부터 TV 방송국이나 사무국은 카메라와 그래픽 등을 통해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해놓고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심판이란 참 어려운 자리이다. 흔히 말해 잘하면 본전이고 실수, 즉 오심은 엄청난 야유를 감수해야 한다. 사람인 이상 실수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심 하나가 승패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위협한다면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나 감독들에겐 보통 문제가 아니다. 즉, 오심이 경기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권위는 그 동안 ‘황제’ 수준이었다. 그라운드의 중재자가 아닌 ‘절대자’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존 스몰츠는 판정에 항의하며 몸동작을 흉내 내다 심판의 발을 무의식중에 밟은 적이 있다. 그러자 심판은 자신의 몸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기다렸다는 듯이 퇴장을 시켰다. 물론 아직 선수나 감독들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의 걱정은 비디오 판독기가 도입됐을 때 메이저리그에서 노력하고 있는 경기시간 단축에 정면으로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야구의 전통을 흔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연봉 12만 달러에서 36만 달러 정도를 받는다. 선수들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지만 일반인들의 연봉수준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계속된 출장과 이동, 판정에 대한 심한 압박감은 결코 무시할 수준은 아닐 것이다. 어쨌든 이들의 직업은 최대한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심판이다. 4심 회의를 하는 것은 이런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함일 것이다. 비디오 판독기 도입 역시 그런 차원으로 받아들이면 이들의 자존심과는 별개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 얼마만큼 이 시스템을 경기당 활용하느냐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판독 시스템은 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 활용에 대한 솔로몬의 지혜를 기다려 본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 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 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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