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전화한통없는KBO그래도대표팀뽑히면최선”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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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합시다.” 박재홍이 건넨 첫마디다. 인터뷰는 난항의 연속이었다. SK 이만수 수석코치가 “인터뷰하니까 조금 늦게 연습에 합류해도 된다”고 했지만 말은 이쪽에다 하면서도 눈은 배팅 케이지에 가 있었다. 기자들 사이에 악명 높은(?) 단답형 답변도 여전했다. 박재홍도 기자들이 어려워하는 선수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인터뷰를 너무 많이 했고, 상처도 받았죠. 저와 기자가 야구를 이해하는 방식, 접근 방식이 맞아야 대화가 되겠죠. 매스컴을 싫어하고 그런 건 아닙니다.” 누가 한국의 배리 본즈라고 부르면 어떨 것 같냐고 하자 “제가 그렇게 비치나요? 본즈는 저보다 야구를 잘 하고. 다만 저도 300홈런-300도루는 해야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이런 박재홍이 거의 유일하게 비교적 길게 응답한 대목은 올림픽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였다. “뽑아주면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러나 잊혀지질 않네요. 작년 코나미컵 끝나고 유니폼까지 다 받았는데 KBO 직원 한 명만 달랑 와서 ‘떨어졌으니 가라’고 한마디 뿐이더라고요. 92년부터 대표팀을 15년 넘게 했는데 결국 이것뿐인가요. 이러니까 선수들이 대표팀 안 하려고 하는 거예요. 아직까지도 (김경문 감독이나 KBO 인사로부터) 전화 한 통 없었습니다.” 그를 부르려면 자존심부터 살려주지 않으면 곤란할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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