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Biz]‘포지셔닝’이성공의열쇠

입력 2008-06-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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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시간을 보내고 싶은 어떤 소비자가 프로경기 관람 티켓을 구매했다면 그 티켓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티켓 가격이나 시설, 서비스 측면에서 영화, 연극 등의 여러 여가상품 중 경기관람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거나,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게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도 추면서 뭔가를 보는 것이었는데 딱 들어맞는다고 판단했을 때이다. 앞의 선택은 프로경기관람이 마케팅믹스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고, 뒤의 선택은 스포츠관람객 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원하는 바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스포츠 팬이 K리그 티켓을 구매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포츠관람을 결정한 팬이 경기수준(Product), 티켓가격(Price), 경기장시설(Place), 팬 서비스(Promotion) 등을 비교한 후 K리그를 선택했다면 마케팅믹스 측면에서 K리그가 프로야구보다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도 추면서 뭔가를 보되 90분밖에 시간이 없었다면 이는 축구라는 종목만의 특성이 원하는 것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K리그 팬이 특정구단의 티켓을 구매했을 때도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K리그를 보기로 한 축구 팬이 14개 구단의 ‘4P’를 비교해 그 구단을 선택했다면 구단입장에서는 마케팅믹스의 개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즐기면서 90분내에 축구를 보되 공격축구만 보고 싶어서 티켓을 샀다면 그 구단이 표방한 팀 컬러가 팬이 원하는 것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위의 세가지 사례는 여가상품 시장에서 스포츠조직이 생각해야 할 점을 시사하고 있다. 여가상품시장에는 소비자의 시간과 돈을 놓고 각종 여가상품이 서로 차지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여기에서 관람스포츠는 과연 어떤 위치를 먼저 차지해야 나중에 유리할 것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 프로스포츠 종목간의 경쟁에서는 어떤 특성을 세워야 할 것인지, 같은 종목 안에서도 전국구 구단이 되려면 뭘 내세워야 할 것인지 등이다. 이와 같이 시장에서 자사제품이 차지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를 찾아내는 작업을 제품 포지셔닝이라고 한다. 마케팅믹스보다 포지셔닝 작업을 먼저 하는 이유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으면 경쟁이 더 치열해지더라도 훨씬 유리한 입지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포츠경기가 여가상품 소비자에게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스포츠관람을 다른 용도로 쓰는 소비자가 충분히 많다면 그 자리를 남이 차지하기 전에 미리 차지할 필요가 있다. 정 희 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 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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