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이적,호날두하기나름!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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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이 한창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빠진 월드컵’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게 매 경기마다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결과도 결과지만 이 대회에서 뛰고 있는 수많은 스타들이 과연 다음 시즌에는 어느 클럽의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그 가운데서도 단연 관심을 끄는 스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닐까.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맨유의 리그 우승과 유럽 챔스리그 정상 정복을 이끈 호날두는 유로 2008이 끝나면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친정팀인 맨유 잔류냐, 아니면 ‘갈락티코’(세계 최고의 선수를 이르는 말) 정책을 포기하긴 했지만 여전히 하늘의 별 만큼이나 무수한 스타들이 속해 있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하느냐가 그것이다. 한국 팬들은 아마도 맨유 잔류를 원할 것이다. 박지성과 함께 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유혹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손짓을 호날두가 뿌리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레알 마드리드의 유혹은 정당한 것인가. 호날두는 엄연히 맨유와 계약을 맺은 선수이고, 2006-2007시즌이 끝난 후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도 뚜렷이 기억이 나는데도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외관상으로는 부당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정도가 될 것이다. 외관상으로만 부당하다는 것은 호날두의 계약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어떤 경우에서건 계약 중에 있는 선수에게 다른 구단이 접근해 계약을 제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것이 FIFA의 ‘선수의 지위와 이적에 관한 규정’에 포함되어 있는 제 4장 계약의 구조적 안정성 유지를 위한 조항들이다. 따라서 호날두에게 접근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행위는 규정상으로는 틀림없이 부당한 행위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모든 사정을 판단하기는 힘들다. 요즘의 선수 계약서에는 선수와 클럽이 이익을 두고 치열하게 협상한 결과, 너무나 다양한 형태의 조항들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일정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면 언제든지 선수가 이적할 수 있도록 국내 규정을 정해두고 있다. 이를 흔히 ‘바이- 아웃’(Buy- Out) 조항이라고 하는데,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를 강제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 만약 호날두가 계약을 맺을 당시 ‘Buy-out’ 조항을 맨유와의 합의하에 포함시켰고, 레알 마드리드가 어떤 방법으로든 이 금액을 알게 된 후 그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다면 맨유로선 호날두의 이적을 막을 방법이 없다. 또한, 2003년 맨유에 입단한 호날두는 2006-2007시즌이 끝난 후 재계약을 맺었는데, 그 재계약의 규모가 모든 계약 조항과 기간 등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추가 협상 정도였는지도 분명치 않다. FIFA는 프로 선수의 최대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정해두었기 때문에 호날두 역시 재계약 당시 완전히 새로운 계약을 맺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언론을 통해 호날두의 영입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지만 호날두나 그 대리인을 직접 만나 진지한 제의를 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맨유가 FIFA에 레알 마드리드의 행위를 제소했지만 FIFA가 제재를 가할 확률이 ‘0’에 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입증 책임이 맨유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규정과 계약상의 상황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결론은 선수의 의향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행을 원할 경우 맨유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그를 잔류시키더라도 100%의 기량 발휘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적어도 축구판에서는 규정보다는 선수의 마음과 기량이 먼저라는 얘기이다. -추연구 FS코퍼레이션 이사 - 체육기자 출신의 FIFA 공인 선수. 에이전트 축구 관련 사업에 올인해 세계 최고의 에이전트가 되겠다는 목표는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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