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연봉삭감’, 40세다카쓰는예외?

입력 2008-06-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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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히어로즈가 17일 목동구장에서 일본인 투수 다카쓰 신고의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카쓰는 1991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해 특급 소방수로 활약하다 2004-2005년 2년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도 뛰었다. 다시 2006년과 2007년 일본 야쿠르트로 복귀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으나 스프링캠프에서 방출통보를 받았다. 임창용 이전에 야쿠르트 마무리를 맡았던 그는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일본 개인통산 최다 세이브인 286세이브를 올린 잠수함 투수다. 그러다보니 이날 다카쓰의 입단 기자회견에는 일본에서도 4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이름값과 도전정신만은 한국과 일본 팬들에게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이슈였다. 충분히 기자회견을 열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히어로즈 구단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나 행태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거침없는 연봉삭감의 칼날을 휘둘렀다. 그러면서 당시 “선수들 몸값에 거품이 많다”며 “프로야구의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적과 기량과는 상관없이 나이를 삭감폭의 잣대로 들이댔다. 그런데 다카쓰는 1968년생으로 만 40세다. 계약금 6만달러와 연봉 12만달러 등 18만달러(1억8000만원)에 계약했다. 개막 후 석달 가까이 흘렀다. 2월부터 참가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인심도 후하게 18만달러를 모두 지불하겠다고 한다. 김동수는 실제로는 1967년생이지만 호적이 1년 늦게 신고돼 다카쓰와 같은 1968년생으로 등록돼 있다. 그는 연봉이 지난해 3억원에서 2억2000만원 깎여 8000만원에 계약했다. 전준호(39)는 2억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삭감됐지만 현재 타격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중심타선에 포진한 송지만(35)은 6억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3억8000만원이나 깎였고, 이숭용(37)은 3억5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히어로즈 모 선수는 “다카쓰가 700-800만엔에 계약했다면 모를까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국내 선수들은 나이가 많다며 ‘고려장’을 시도하더니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고려장’을 당한 다카쓰는 나이를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스타를 키워야하지만, 히어로즈는 있는 스타들도 찬밥대우하며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팀 사상 최초의 기자회견 주인공으로 다카쓰를 선택했다. 이런 모순적인 구단의 모습에 히어로즈 선수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히어로즈 구단은 가슴 속에 커다란 생채기가 난 팀내 스타들의 마음부터 어루만져야하지 않을까.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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