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에게 드라이버는 가장 정복하고 싶은 클럽이다.
그러나 가장 다루기 힘든 클럽이기도 하다. 길이가 길어 두려움이 앞선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긴 드라이버를 쓰면 멀리 보낼 수 있는 유리함은 있지만 정확성에서는 짧은 클럽에 비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드라이버는 점점 더 길이가 길어지는 추세다.
2000년대 초반 45인치 이상의 긴 드라이버가 유행인 적이 있었다. 당시 클럽 메이커들은 원심력 이론을 들어 길이가 길어지면 회전 반경이 커져 비거리의 증대 효과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2003∼2004년부터는 점점 드라이버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44.5인치까지 줄어들었다. 이 때는 드라이브 샷에서 중요한 건 비거리가 아니라 정확성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46인치 이상 긴 드라이버가 유행할 때 타이거 우즈는 43.5인치의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거리의 득 보다는 정확한 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우승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클럽메이커들은 또 다시 긴 드라이버로 변환하려는 조짐이다.
이번엔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긴 샤프트를 장착한 드라이버를 출시하는지 궁금하다. 클럽 제조업체들은 해마다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낸다.
2005년 이전엔 빅 헤드가 방향성과 거리 증가에 도움이 된다며 헤드의 크기를 늘렸고, 2006년엔 반발력을 앞세워 헤드의 반발계수(C.O.R)를 높게 만들었다. 미국골프협회가 반발계수를 0.83으로 제한하자 2007년에는 관성모멘트(M.O.I)가 높아야 방향성이 정확해진다며 헤드에 MOI 수치를 표기하는 등 요란한 마케팅을 펼쳤다.
헤드의 규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이번에는 샤프트로 옮겨간 것이다.
방향성은 물론 장타를 날려야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게 클럽메이커의 새로운 주장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골프 용품 제조업체의 이런 주장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혹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장사를 하려는 속셈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골퍼에게 중요한 건 본인에게 알맞은 길이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이다.
스윙의 정확성과 빠르기와 체형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본 후 가장 적합한 드라이버를 선택해야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무턱대로 긴 드라이버를 사용한다고 멀리 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드라이버는 자신감 있는 스윙에서 100% 효과를 작용하는 클럽이기 때문이다.
현세용 직장을 그만두고 클럽피터로 변신해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현재는 박세리가 사용하는 클럽의 피팅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