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1위·타점1위김태균,대표탈락왜?김경문의도박?

입력 2008-07-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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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뽑히는 게 당연하다. 내가 뽑혔더라면 대호에게 미안했을 것이다.” 2008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할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 24명이 14일 발표된 가운데 예상 밖으로 명단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는 홈런·타점 1위 한화 김태균(25)이 김경문 감독의 선택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인 이대호(롯데)에 대해 “꼭 좋은 성적을 거둬 병역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김태균은 “감독님 말씀대로 1,2차 예선에서 고생한 대호가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엔트리에 들지 못해 서운하거나 그렇지 않다. 대표팀이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메달을 따 대호처럼 군대를 가야하는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태균과 이대호는 잘 알려진 것처럼 고교시절부터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 프로 입단 초기에는 김태균이 앞섰지만 2006년 이대호가 타격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는 등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이대호가 최근 부진에 빠지자 김태균은 “내가 2년전에 겪었던 아픔을 대호가 지금 겪고 있는 것 같다. 어서 다시 페이스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남다른 우정을 과시해왔다. “대호가 뽑히는 게 당연하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4명의 명단을 직접 발표한 뒤 김태균의 탈락 이유에 대해 “이대호가 1차 예선 일본전에서 몸에 맞고서라도 걸어 나간 정신을 높이 샀다”면서 “김태균의 타격이 최고라는 걸 알고 있지만 국가대표에는 4번 타자가 여러 명 필요 없다. 대호는 3루까지 커버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지션이 겹치는 요미우리 이승엽의 대표팀 합류가 결정되면서 김태균의 탈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도 사실. “승엽이 형이 오면서 어느 정도 탈락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김태균은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요즘 하루하루 게임을 하는 게 너무 힘들고 버거울 정도다. 대표팀에 뽑힐 것을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김태균은 14일 현재 타율 0.323에 25홈런, 73타점으로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몸 상태는 사실 그렇게 좋지 않다. 왼손 손등에 항상 붕대를 감고 타석에 서고, 피로누적으로 갈비뼈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왼쪽 허벅지가 좋지 않아 전력질주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 이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은 김태균은 7일 광주에서 만났을 때도 “승엽이 형이 오고 대호가 뽑히는 게 대표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대호는 이번 기회에 꼭 병역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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