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After]강초현“시드니때마지막격발까지순위몰랐어요”

입력 2008-07-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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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초현(사진)은 “2000년 해병대 캠프에서 K-2소총을 쏴 본적이 있다”고 했다. 명사수의 실력은? ‘멀(250m)가(100m)중(200m), 멀가중, 멀중가중’을 2회(20발) 실시한 결과 19발 명중. 그 날도 한 발이 문제였다. 본선 점수는 397점, 2위 낸시 존슨(미국)은 395점이었다. 최후의 10발. 8번째 발까지 강초현은 존슨을 0.2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 9번째 발은 10.5점. 시드니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국민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존슨은 10.7점이었다. 동점에서 마지막 한 발. 방아쇠를 당긴 강초현은 아쉬움을 표현하더니 이내 눈물을 떨어뜨렸다. “내 안에 나에게 졌다”는 어록은 화제가 됐다. 잠시 뒤 시상식. 강초현은 언제 울었냐는 듯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환한 미소로 국민들의 품에 안겼다. “은메달도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렷한 눈망울에 비친 당당함은 ‘초롱이’를 스타로 만들었다. 베이징올림픽에 나서는 이호림(20·한체대)은 “(강)초현 언니처럼 되고 싶어서 총을 잡았다”고 했다. “메달을 따면 사격장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던 대전광역시는 강초현이 재학중이던 유성여고에 ‘강초현 사격장’을 지었다. 마지막 발의 비화. 강초현은 9발까지 자기 등수를 모르고 있었다. 10발째를 격발한 후 뒤를 돌아보는 순간, 대표팀 이은철이 숫자 2를 손가락으로 표시해 2등임을 알았다. 강초현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격발 직후 실수를 직감하고 2위로 떨어진 것을 안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베이징행이 무산된 강초현은 “다음번 올림픽에 도전한다면 학업이나 지도자생활도 병행하고 싶다”고 했다. 관심분야는 스포츠 심리학. “부담과의 싸움이나 이미지 트레이닝 등 심리에 많은 궁금증을 품었다”는 강초현, 8년 전처럼 눈망울이 빛났다. 대전=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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