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담배“‘우리’는빼줘!”

입력 2008-07-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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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쓰지 마라.” 우리담배(주)가 29일 팀명에 ‘우리’ 표기를 중단할 것을 히어로즈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 요청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담배(주)는 왜 이런 요구를 하게 됐으며, 향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짚어본다. ○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7월 4일 발표한 요청 사항에 대해 구단과 KBO의 조치를 기다려왔으나 아직까지 성의있는 답변이나 대책을 얻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담배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연봉협상, 전지훈련, 가입 잔여금 납입 등등의 사안이 언제 또다시 불거져 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가 없어야 한다 이번 보도자료 내용은 4일의 내용보다 한층 강화된 입장이 포함됐다. 당시에는 ‘우리를 쓰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우리를 빼달라’는 요청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우리담배 박지구 홍보팀장은 “팀명에 우리를 빼놔야 히어로즈측이 새로운 스폰서 업체를 물색할 수 있지 않느냐. 만약 팀명에서 우리를 빼지 않는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싶지만 법정공방이 벌어지는 것을 감수할 수도 있다. 계약서 상에 이미지 훼손시 후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우리도 올해까지는 후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 노이즈 마케팅? 일각에서는 우리담배가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란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을 말한다. 4일과 대동소이한 내용을 놓고 포장만 약간 바꾼 데다 히어로즈 구단의 납입금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현 시점에서 ‘팀명 포기’를 들고 나온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우리담배측은 “담배는 회사명보다는 사실 상품이름이 더 중요한데 이미지를 훼손하면서까지 우리담배가 노이즈 마케팅을 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KBO는 이날 우리담배측에 전화를 통해 “우리담배와 히어로즈 구단이 풀어야할 문제인데 왜 KBO까지 물고늘어지느냐. 우리담배가 KBO와 계약서를 썼느냐. 보도자료를 내기 전에 KBO에 전화 한번 해봤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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