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었다. 롯데가 삼성에 4-5로 뒤진 8회말 무사 1·3루. 카림 가르시아(33·사진)의 타구가 사직구장 외야 우중간을 깨끗하게 갈랐다. 그 순간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부산 팬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르시아! 시아! 시아!” 목놓아 부르던 응원가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이어진 ‘부산 갈매기’. 신문지 물결과 3만 명이 합창하는 노랫소리 속에 가르시아가 두 주먹을 치켜들었다. 롯데의 보배, 가르시아가 또다시 큰 일을 냈다. 가르시아는 8월31일 사직 삼성전에서 승부를 단숨에 뒤집는 역전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늘 결정적인 순간에 인상적인 한 방을 날려온 가르시아였지만, 이번엔 더 특별했다. 롯데가 눈앞에서 놓칠 뻔 했던 창단 첫 10연승의 영광을 거머쥐었기 때문.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였다. 26년간 한번도 없었으니 더 그랬다. 가르시아에 앞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이대호는 “10연승인데 무슨 표현이 더 필요하겠는가. 내가 아웃되더라도 다음타자가 가르시아여서 자신있게 쳤다”고 당당히 말했다. 뿐만 아니다. 롯데는 올 시즌 최초로 전 구단 상대 스윕(Sweep·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그만큼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해냈다는 얘기다.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한 가르시아의 방망이가 보탬이 됐음은 물론이다. 팬들 역시 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서면 믿음을 잃지 않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가르시아나 이대호 처럼 파워풀한 중심 타선을 갖췄다는 게 우리팀 강점”이라고 누누이 말해왔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가르시아에 대해 “이런 용병을 만나려고 그동안 그렇게 마음고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담이 섞여 있었지만 마냥 허튼 소리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제는 데이비드 코르테스라는 마무리 투수가 마운드에서 위력을 발휘할 태세다. 가르시아는 “팀에 귀중한 안타를 기록해 기분이 매우 좋다. 더군다나 팀 동료 코르테스가 힘을 보태줘서 매우 기분 좋은 날”이라면서 벌써부터 동료애를 과시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이제 우리 팀은 새로운 롯데 자이언츠”라고 선언할 만도 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