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전을 앞둔 8월31일 사직구장. 수비훈련 중이던 롯데 2루수 조성환(32)이 갑자기 1루수 김주찬(27)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내 거야, 내 거! 내 거라고!” 사직구장이 떠나갈 듯한 고함이었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 지 덕 아웃에 있던 로이스터 감독과 취재진까지 모두 나누던 대화를 멈추고 조성환을 쳐다봤을 정도.
잠시 후, 그 이유를 알게 된 로이스터 감독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전날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에서 조성환이 일부러 과장된 콜을 한 것이다. 조성환과 김주찬은 8월30일 경기 도중 1루 근처로 높이 떠오른 타구를 잡으려 달려들다 서로 부딪칠 뻔 했다. 다행히 조성환이 몸을 피하며 잡아냈지만, 자칫 부상과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다.
물론 양 측의 주장은 달랐다. 조성환이 “내가 분명히 큰 소리로 콜을 했다”고 강조하자 김주찬은 “너무 시끄러워서 못 들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이 때 로이스터 감독이 짐짓 주장 조성환의 손을 들어줬다. “여기 있는 나도 들었는데 주찬은 왜 못 들었지?”
김주찬은 그제서야 쑥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자 조성환이 마지막으로 남긴 의기양양한 한 마디. “우리팀 4강 가면 주찬이 보청기 하나 사줘야겠어요.”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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