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키워드] SK“감을잡아야곰을잡지”…실전감각(實戰感覺)

입력 2008-10-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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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끝낸후3주실전공백…전문가들“영향미미”불구패배
흔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경기를 치르지 않고 기다리는 팀에 대해 “실전감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실전감각의 실체는 무엇이며, 실전감각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은 있는 것일까.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그래서 기록을 데이터화해 과거를 복기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실전감각’은 데이터화할 수도 없고, 실체도 잘 드러나지 않는 무형의 전력으로 꼽힌다. ‘실전감각’은 오랫동안 경기를 하지 않은 팀이나 선수에게 해당되는 용어다. 특히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의 경우 오랜 공백기로 인한 실전감각이 변수로 꼽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SK는 10월 5일 문학에서 히어로즈를 상대로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을 치렀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6일까지 21일간 실전이 없었던 셈이다. 물론 SK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며 각종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고 청백전을 치르기도 했지만 실제 상대팀과 전력으로 붙을 때와는 선수의 실전감각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 야구인들은 “그동안 실전감각이 한국시리즈의 승부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했다.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우승한 사례가 더 많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SK 이광길 코치는 1차전에 앞서 “한국인이 외국에 20여일 나갔다 귀국해도 젓가락질 다 잘한다. 스테이크만 먹고 온 사람도 김치 꺼내 놓으면 곧바로 잘 먹는다”고 말했다. 1년에 정규시즌만 126경기를 치르고, 시범경기와 훈련을 수없이 반복하는 프로선수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1차전에 앞서 “실전감각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오랫동안 경기를 하지 않으면 긴장도가 다른 것은 있다. 시범경기를 하고 시즌 개막전에 들어가더라도 느낌은 다르다”고 말했다.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지만 심리적인 영향을 비롯해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과연 실전감각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SK가 이겼다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SK가 패하면서 ‘실전감각’의 실체는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할 화두가 되고 있다. 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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