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대혈투…트로피주인은미포조선

입력 2008-1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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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내셔널리그챔프2차전…5-4로수원시청잡고대회2연패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수원시청과의 KB국민은행 2008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 2차전이 열린 16일 울산종합운동장. 1차전에서 1-1로 비긴 가운데 2차전 킥오프 즈음에, 최순호 감독이 K리그 15번째 구단 강원FC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미포조선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최 감독이 옮긴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만에 하나’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를 우려한 탓이었다. 팀을 리그 2연패로 이끈 뒤 명예롭고 홀가분하게 떠나고픈 최 감독의 심정도 마찬가지였을 터. 최 감독도 “꼭 이겨야 할 텐데”라며 걱정스런 낯빛이었다. 3년째 동고동락한 정든 사령탑의 강원 FC행을 수용한 오규상 미포조선 단장은 “일단 우승하고 떠나야 마지막 모양새가 좋지 않겠느냐”고 가슴을 졸였다. 하지만 이들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일로 예정된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한 김영후, 안성남 등 주력들은 상대의 거친 수비에 막혀 별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전체 내용도 기대 이하였다. 모두가 경직된 분위기였다. 선취골도 수원시청의 몫이었다. 후반 4분 하정헌에 첫 골을 내준 미포조선은 8분 뒤 김기형이 동점골을 뽑아 균형을 이뤘다. 연장 30분도 소득 없이 맞은 승부차기도 가슴 철렁했다. 미포조선은 첫 키커가 실축하는 등 상황이 어려워졌으나 골키퍼 유현의 신들린 선방으로 7번 키커 까지 이어진 120분 혈투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승부차기 5-4 승. 최 감독도 그제야 홀가분한 표정으로 샴페인을 뿌리고 선수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2연패를 달성한 최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작년 우승은 반쪽짜리였는데 올해는 진짜 실력으로 거둔 결실이었다”며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추억을 안긴 미포조선에 감사한다”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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