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수도 수원’ vs ‘우승을 열망하는 큰 별 하나’
골대 뒤편을 가득 메운 채 열렬히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들을 보는 것은 라이벌전의 또 다른 묘미다.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서울의 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올 시즌 서포터 대결의 백미였다. 양 팀 서포터 모두 K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열렬하기로 정평이 나 있으니 이날 결전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터. 이들은 경기시작 1시간 30분전부터 각각 푸른색(수원)과 붉은색(서울) 유니폼을 맞춰 입고 소속 팀 선수 이름을 연호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10분 전.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포문을 연 쪽은 홈팀 서울 서포터 ‘수호신’이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을 모두 일어서게 한 뒤 경기장 입구에서 나눠 준 ‘승리서울’이라 적힌 종이판을 일제히 흔들도록 유도하자 수호신은 깃발을 이용해 노란색 큰 별을 만들어 이에 화답했다.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한 뒤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는 만큼 이번 승리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표현한 것.
적지로 찾아온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 역시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원정 임에도 6200명의 대 군단이 경기장을 찾은 그랑블루는 일사불란하게 ‘축구수도 수원’이라는 카드 섹션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그랑블루는 태극기까지 동원해 축구 수도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그랑블루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도는 서울이지만 축구의 수도는 수원이라는 의미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카드 섹션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며 “2차전 홈경기 때는 더 깜짝 놀랄만한 서포팅을 준비 중이다”고 귀띔했다.
수호신과 그랑블루 간 대결 제 2라운드는 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챔프전 2차전 때도 이어질 전망이다.
상암=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