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19일 오후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2대3 전격 트레이드로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게 된 서장훈(34)의 기자회견이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렸다.
서장훈은 시종일관 "최선을 다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지금 내가 전자랜드나 KCC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반복했다.
KCC 허재 감독과의 불화설에 휩싸였던 서장훈은 지난 17일 안양 KT&G전에 결장했고 경기장에도 나타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켰고 결국 팀을 옮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서장훈은 "소란스럽게 한 것 같아 KCC 구단이나 단장님, 감독님, 동료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 마음이 몹시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서장훈은 최근 아버지가 밝힌 ´트레이드를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뷰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안 좋게 흘러간 것에 대해 "아버지의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유감이다. 단순히 자식을 가진 부모님의 심정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며 "진심으로 말씀하신 건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전자랜드로 팀을 옮기면서 연세대를 한국농구의 최고의 팀으로 이끌었던 최희암 감독(53)과 대학 졸업 후 10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이에 대해 서장훈은 "감독님이 나에 대해 잘 아신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분"이라며 "잘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장훈은 후배 하승진에게 "어린 선수에게 미안하다"며 "승진이는 앞으로 또 나오기 힘든 소중한 자원으로 한국농구를 이끌 선수"라고 힘을 줬다.
◇다음은 서장훈과의 일문일답
-지난 해 FA 이적 후 다시 또 이적을 하게 됐는데, 소감은?
소란스럽게 한 것 같아 KCC 구단을 비롯해 단장님, 감독님, 동료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 이렇게 결정된 이상 전자랜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난 해 FA 당시와 현재의 전자랜드가 달라졌나?
이 상황에서 전자랜드에 대해 (내가)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 KCC에도 예의가 아니다. 상황이 어찌됐든 당분간 조용히 최선을 다하겠다.
-전자랜드에서의 역할은?
어차피 농구를 하는 건 똑같다. 저한테 주어진 역할이 어느 것이든 최선을 다하는 길 말고 다른 길은 없다.
-연세대 시절, 감독인 최희암 감독과 다시 만났는데?
저에 대해 잘 아시고 오늘날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분이다. 잘 될 것이다.
-전자랜드에서의 출전시간을 어느정도를 기대하고 있나?
그런 이야기 자체가 의미 없다.
-트레이드까지 오게 된 상황은?
작년에도 KCC에서 잘 지냈고 팀도 정규리그 2위라는 성적을 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감독님과의)불화,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건 아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시즌 전만해도 하승진과 함께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려웠다.
-몸상태는 어떤가?
지난 주 경기 후에 서울에 와서 몸살기가 있어 상당히 몸이 안 좋았다. 팀이 어려운 것을 알았지만 감독님께 ‘쉬겠다’고 부탁했고 지금 역시 몸상태는 좋지 않다.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일단 몸을 추스르고 컨디션을 끌어올린 후에 나가야 팀에 기여하지 않겠나.
-트레이드 결정 후 허재 감독, 최형길 단장과 이야기를 나눴는가?
갑작스런 통보로 긴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시즌 중간에 옮기게 돼서 상당히 죄송하다. 팀이 어려운데 이렇게 돼 사과를 드렸다. 단장님께서 ‘좋게 잘 되길 바란다’고 말씀 하셨다.
-트레이드를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하겠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인가?
아버지의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유감스럽다. 단순히 자식을 가진 부모님의 심정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속이 상하셔서 격앙돼 말씀하셨을 것이다. 진심으로 말씀하신 것 아닐 것이다.
-하승진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어린 선수에게 미안하다. 그 동안 나로 인해 승진이도 부담이 많았을 것이다. 승진이에게 ‘전혀 신경쓰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나와 관계없이 승진이는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든 선수임에 틀림없고 한국농구를 이끌 선수다. 함께 좋은 팀을 만들었으면 했는데 아쉽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