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에그친염기훈의EPL행…WBA,영건2명영입임박

입력 2008-12-24 13: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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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25·울산 현대)의 해외진출의 꿈이 ‘일장춘몽(一場春夢)’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이 끝날 무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WBA)으로부터 입단 테스트(트라이얼) 오퍼를 받았던 염기훈은 지난 14일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해외진출을 추진해달라’는 구단 의사를 무시한 채 영국으로 출국, 일주일 간 트라이얼을 받아 파문을 일으켰다. 그래도 염기훈은 입국 후 “좋은 기량을 선보인 만큼 공식적인 영입 제의를 기다리겠다”며 해외 진출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WBA는 독일 함부르크의 수비형 미드필더 바디스 오지쟈-오포에(19·벨기에)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4일(한국시간) 영국 지역지 ‘버밍엄 메일’에 따르면, WBA는 오는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최근 트라이얼에 참가했던 오지쟈-오포에와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함부르크로 이적한 오지쟈-오포에는 벨기에대표팀의 일원으로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해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여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지쟈-오포에는 안더레흐트 소속 당시 그의 능력을 높이 샀던 한 스카우트의 추천을 받아 WBA 트라이얼에 참가해 토니 모브레이 감독의 마음마저 빼앗아 버린 것으로 보인다. 모브레이는 “오지쟈-오포에는 어린 선수임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충분히 자기 몫을 해낼 선수다. 독일로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오지쟈-오포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게다가 지역지는 WBA가 빈곤한 득점력을 보완하기 위해 오지쟈-오포에 외에도 아스날의 영건 스트라이커 제이 심슨(19)과의 임대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심슨은 “임대 형식으로 내년부터 WBA에서 활약하게 됐다. 이는 장기적으로 아스날에서 뛸 수 있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WBA 합류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전방과 측면 공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심슨은 장래성을 인정 받아 2006년부터 아스날 유스팀에 성장한 뒤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밀월FC로 임대돼 44경기에 출전, 8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다시 아스날로 돌아온 심슨은 1군 데뷔무대였던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칼링컵 경기에서 2골을 폭발시키는 등 높은 득점 감각을 선보이며 아스날을 이끌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급부상했다. 국제적인 금융위기 탓에 구단 주머니가 얇아진 WBA가 임대로 두 명의 젊은 피를 수혈할 경우, 염기훈의 이적 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해도 무방하다. 오지쟈-오포에와의 계약이 결렬된다면 염기훈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이미 원칙을 무시하고 해외진출을 추진한 것에 분노를 느낀 울산이 순순히 협상에 응할 지 미지수다. 한편 무단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한 염기훈은 오는 27일 울산 선수단이 재소집된 이후 코칭스태프가 배석한 가운데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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