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한해’보낸SK이승호,“기축년선발욕심당연하죠”

입력 2008-12-31 0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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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27, SK 와이번스)는 올해 3년만에 부상에서 돌아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부활한 이승호에 대해 ´돌아온 에이스´라고 표현하곤 한다. 올해 5월 30일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해 복귀전을 치른 이승호의 부활은 그다지 쉽지 않아 보였다. 첫 선발등판에서 그가 기록한 성적은 ⅔이닝 3피안타 4실점이었다. 긴 터널을 뚫고 치른 복귀전에서 다소 실망스러웠겠지만 이승호는 다시 일어났다. 야구대표팀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온 대한민국이 들끓을 무렵에 이승호는 문학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쉬는 기간도 없이 바로 훈련에 돌입해 정말 많이 던졌던´ 덕분일까. 이승호는 후반기 들어 부활에 대한 ´의심´을 ´기대´로 바꿨고, 한국시리즈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팀 우승의 주역이 됐다. 부활에 성공한 이승호는 내년 목표에 대해 "당연히 선발로 뛰고 싶다"고 말한다. 물론 부상을 겪은 그에게 선발보다 중요한 것은 부상없이 선수생활을 해나가는 것이다. ▲ 이승호의 2008년, 그리고 현재, "대표팀에 정말 들어가고 싶었어요" 이승호에게는 2008년이 소중한 한 해였다. 그는 2008년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해´라고 표현했다.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자리에 제가 있을 수 있었잖아요. 재기에 확신도 가질 수 있었고, 자신감을 생기게 해 준 한 해였죠." 후반기부터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베이징올림픽 휴식기 덕분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3일씩 휴가를 받고 쉬는 기간을 가졌지만 이승호에게는 쉴 짬이 없었다. "휴식기에 들어간 바로 다음 날부터 문학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어요. 김성근 감독님이 봐 주시는 앞에서 올림픽 기간 동안만 1000개 정도 던진 것 같아요." 1000개의 힘은 그가 ´감´을 찾는 것 외에 다른 선물을 안겨줬다. ´1000개´라는 다소 혹독해 보이는 숫자는 이승호가 가지고 있던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깔끔히 없애줬다. 후반기부터 보여준 활약으로 이승호는 생애 두 번째 태극마크를 달 기회도 얻게 됐다. 이승호는 지난 26일 발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2차 엔트리 32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예비 명단에 들어가면서 대표팀으로 나설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승호는 WBC 대표팀 이야기를 꺼내자 "당연히 좋다"며 반색을 한 뒤 "전혀 부담도 되지 않아요. 어차피 그 때되면 몸이 만들어져 있어야 해요"라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 공백의 3년, "힘들고 짜증났지만 약이 된 부상이었죠" 이승호는 97이닝을 던진 2003년을 제외하고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모두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특히, 2001년에는 220⅔이닝을 던졌다. 과도한 이닝을 소화한 때문인지 이승호는 2005년 겨우 3경기에 등판한 뒤 그 해 10월 어깨 수술을 받았고, 3년 가까이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무리가 가는 투구폼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아프기 전에야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잘 던지고 있으니까 신경을 안썼죠." 하지만 그것이 화근이 됐다. 이승호는 결국 "연령층이 낮은 팬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 3년이라는 시간을 재활로 보냈다. 지금은 "다들 군대에 갔다온 셈 치라고 하더라"며 농담으로 넘길 수 있게 됐지만 3년을 지내는 동안 이승호는 불안함과 스트레스, 공을 던지고 싶은 욕심에 시달렸다. 이승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공을 던지고 싶은 욕심´이었다. "마운드에 서서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던지고 싶다고 늘 생각했어요. 그걸 참아내는 게 어찌나 힘든지." 복귀한 이후에도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다. 2군에서 만족할 만큼 공을 던져보고 간절하게 바라던 1군무대에 섰지만 생각보다 긴장감은 컸고, 성적은 좋지 않았다. 올림픽 휴식기가 아니었으면 ´돌아온´ 이승호를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 또 다른 시작의 출발선에서, "선발 욕심 당연하죠" 2008년은 이승호에게 또 다른 시작의 출발선이었다.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이승호는 자율 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쉬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어요. 그래도 내년에 잘 하려면 꾸준히 해놓아야 해요." 이승호의 내년 목표는 부상 전 자신의 보직이었던 ´선발´로 돌아가는 것이다. ´내년 시즌 선발 욕심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승호는 "투수라면 당연히 선발을 하고 싶은 것 아닌가요"라고 답했다. "물론 하고 싶어요. 중간이나 마무리로만 뛰어서 체력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은 정말 하고 싶죠. 전지훈련 가서 공도 많이 던지고, 체력도 키울 거예요. 그런데 SK가 워낙 경쟁이 심하잖아요." 부상을 겪은 이승호가 선발 보직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없이 남은 선수 생활을 해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리가 가는 투구폼도 교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시즌 중에도 투구폼을 교정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돼요. 늘 염두에 두고 훈련하고, 경기 들어가기 전에도 늘 생각하는데 나중에 비디오 보면 똑같던데요."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승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은 한화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다. 이승호는 정말 부러운듯한 목소리로 "정말 몸 관리를 잘 하신다잖아요. 몸 관리에 대한 부분을 정말 배우고 싶어요"라며 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승호의 최종 목표도 저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동일선상에 있었다. "꾸준히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아프고 나서 몸 관리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혹시 선발로 뛴다면 10승까지 올리고 싶지만...이런 욕심보다는 역시 부상없이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죠."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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