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명일이를 사랑합니다."
원주 동부의 전창진 감독(46)은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난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언론과 팬들로부터 무시받는(?) 동부 가드진에 대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13일 대구 오리온스전을 승리로 장식하고나서 전 감독은 다시 한 번 가드진, 특히 표명일(34)에 대한 칭찬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진지한 (표)명일이를 사랑하고 믿는다"며 "최고의 가드"라고 평가했다.
´김주성의 팀으로 대변되는 동부에 표명일은 평범한 포인트가드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가드 중 표명일은 에이스 축에도 끼지 못한다´ 등 표명일에 대한 팬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주희정, 이상민, 김승현 등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들과 비교해 이름값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 장악능력 역시 그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 동부를 이끌었고 현재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의 야전사령관이라는데 있다.
전창진 감독은 "우리 팀의 가드진이 약하다는 평가들을 많이 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라며 "우리는 엄연히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6강을 못 갈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도 아니고 성의없는 경기를 펼치는 경우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부가 패하거나 부진의 늪에 빠질 경우, 언제나 표적은 표명일을 비롯한 가드진으로 쏠린다.
지난 10일 전자랜드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후, 동부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표명일에 대한 팬들의 인신 공격성 글들로 가득찼다.
이에 전 감독은 12일 구단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올려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했다.
전 감독은 "감독인 나나 선수들 모두 홈페이지나 농구관련 게시판의 글들을 많이 본다. 선수들이 그런 글을 보면 심적으로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혹여 경기력에라도 영향을 줄까 봐 걱정이다"고 밝혔다.
표명일은 이번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6.97득점, 5.1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전 감독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량만 발휘하는 선수가 있고 그 이상을 발휘하는 선수가 있다. (표)명일이는 그 이상을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표명일은 엄연히 디펜딩챔피언 동부의,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동부의 1번이라는 것이 전 감독의 생각이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