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타이틀스폰서없는K리그책임과해법은…

입력 2009-04-21 04: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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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와 축구계 종사자들은 K리그 정규리그가 타이틀 스폰서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연맹 회장에게 책임을 묻고 하루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스포츠동아DB

프로축구관계자전문가30인에게물었다…
프로축구 관계자 전문가 30인에게 물었다 2009시즌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개막한 지 벌써 4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타이틀스폰서는 감감무소식이다. 한해를 꾸려갈 곳간이 빈 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타이틀스폰서 없이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올 시즌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온다. 장기간 후원 계약을 해온 삼성전자가 계약을 포기한 가운데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거액을 선뜻 내놓을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는 15-17일 3일간 프로축구 관계자 및 축구 전문가 30명을 선정, 책임소재를 따져보고 해법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타이틀스폰서 없는 K리그 책임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맹 회장이 전적으로 책임 타이틀스폰서를 잡지 못한 책임은 연맹 회장에게 있다는 의견이 43%나 나왔다. ‘누구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0명 중 13명이 곽정환 회장을 지목했다. A구단 관계자는 “구단도 수지를 못 맞추면 사장, 단장이 책임지지 않나”라며 재선된 곽 회장이 책임지는 것을 당연시했다. 아울러 회장의 가장 큰 책무가 타이틀스폰서를 구하는 일이라는 데 대다수가 동의했다. 아무리 경제 불황이 왔더라도 충분히 예견된 일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질타도 나왔다. 30명 중 8명은 세계적 경제 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긴축 경영을 원인을 꼽았다. B구단 관계자는 “과거에도 항상 스폰서는 걸림돌이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외부 요인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맹 이사회 책임을 물은 응답자는 6명이었다. C구단 관계자는 “연맹 집행부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 모든 권리를 위임받아 연맹에서 하는 것인데, 연맹 집행부의 수장은 회장이다. 그러나 회장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고, D전문가는 “사무총장과 연맹 이사회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상위 관리자들의 책임이 있다. 중장기적인 콘텐츠를 확보했어야 한다. 1, 2년씩이 아닌 최소 3년 이상 넓게 바라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E전문가는 “경제 문제 보다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바라보는 축구 종목의 포지셔닝이다. K리그의 상품성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볼 때는 광고나 효력이 없다”고 프로축구의 상품성을 걱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큰 원인이라는 답도 있었다. “지금처럼 낮은 순위, 관심이 없는데 누가 선뜻 돈을 내겠는가. 축구의 품질이 낮기 때문에,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회장사의 적극성과 서브스폰서 다양화로 해결해야 책임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K리그 타이틀 스폰서의 해법’이라는 질문에 “회장사가 전적으로 책임져야한다”와 “대형스폰서가 아닌, 서브스폰서의 다양화로 해결해야한다”가 각각 11표와 10표로 팽팽했다. 회장사가 책임져야한다는 데 대해 F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이 하기 전에 두 번을 포스코가 회장사 때 했고 현대중공업도 두 번 했다. 경기 탓도 있지만 경제가 나빠질 거라는 것은 작년 3/4 분기 이후에 다 알고 있지 않았나. 진작 다른 쪽과 접촉해서 이런 사태를 막든지 아니면 회장사가 책임을 져야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G구단 관계자는 “전적으로 회장이 해결해야 한다. 곽정환 회장이 성남쪽인데, 피스컵(리그 컵대회)을 했지만 회장 본인의 무능력을 말하는 게 아닐까. 현 시점에서는 회장의 문제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매년 어려움은 있었으나 그래도 그간 해왔다”면서 회장의 책임의식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서브스폰서 다양화에 대해 H구단 관계자는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그동안은 일부 기업에 몰리지 않았는가. 아무리 어려운 현 시점이라고 해도 여러 가지 수익을 보는 기업이 있다. 그동안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찾았던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I전문가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계이다. 새로운 브랜드가 론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소프트웨어 브랜드를 찾은 것처럼, 금액을 조금 낮추되 기존 금액을 강요하기 보다는 오히려 눈높이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 현 가치를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한국 현실에서 대표팀과 K리그를 동일시할 수는 없다. 상품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현실론을 주장했다. “한두달 뒤쯤이면 전반기가 끝나버린다. 내년이라면 모를까. 올 시즌은 이미 불가능하다” 는 절망적인 의견과 “타이틀 스폰서가 정답은 아니다. 계속 연구하고 스터디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스폰서로 돈을 못 벌더라도 졸속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 앞으로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방향을 연구해야 한다”는 미래지향적인 의견도 나왔다. ○정규리그 스폰서 후원액은 20-25억원이 적당 지난 해 삼성전자의 타이틀스폰서(정규리그+컵대회) 후원액은 35억원이다. 올 시즌 컵 대회가 따로 분리된 가운데(컵대회는 피스컵 조직위원회에서 후원) 정규리그 스폰서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30명 가운데 13명, 즉 43%의 응답자가 20-25억원을 꼽았다. 경제 불황이기 때문에 작년 수준을 고집할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 것이다. J구단 관계자는 “한 회사가 무리하게 할 수 있지 않다면 현금 출자와 물품 지원 쪽도 가능하지 않을까. 금액이 중요한 의미이긴 하지만 현재 흐름을 봐야 한다. 경제적으로 전체가 어렵다”고 답했고, 25억원 이상을 꼽은 응답자는 “타이틀 스폰서와 연맹, 모두 나름대로 가치평가를 해서 이뤄진 가격이므로 작년 수준은 유지돼야한다”고 했다. 라운드 당 1억원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외에도 “적정 가격이란 필요 없다. 그 업계에서 바라보는 게 훨씬 중요하다. 만약, 전문가 그룹들이 5억원이 맞다면 그게 맞을 뿐이다. 해당 기업에서 희망하는 그게 어울리는 적정 금액이다. 분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도 있었다. ○설문 내용 1.(타이틀스폰서 없는 K리그) 누구 책임인가 ①연맹 회장 ②연맹 이사회 ③세계적 경제 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긴축 경영 2.K리그 타이틀 스폰서 해법은 ① 회장사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②대형스폰서가 아닌, 서브스폰서의 다양화 ③15개 구단이 십시일반 스폰서로 나서야 3.작년 타이틀스폰서(정규리그+ 컵 대회) 비용은 35억원이었다. 컵 대회를 배제할 때 올 시즌 정규리그 타이틀스폰서의 적정가는 ①15-20억원 ②20-25억원 ③25억원 이상 ○설문자 명단 1.K리그 구단 사장 및 단장(14명)=박규남 성남 일화 사장, 권오갑 울산 현대 사장, 김원동 강원FC 사장,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 김태만 포항 스틸러스 사장, 김영만 경남FC 사장, 송규수 대전 시티즌 사장, 변명기 제주 유나이티드 사장, 최종준 대구FC 사장, 한웅수 FC서울 단장, 안기헌 수원 삼성 단장, 이철근 전북 현대 단장, 안병모 부산 아이파크 단장, 김영훈 전남 드래곤즈 단장 2.마케팅 실무자(6명)=백승권 전북 부단장, 이재하 서울 마케팅 부장, 권성진 인천 마케팅 팀장, 이영우 울산 사무국장, 오근영 수원 사무국장, 최천수 광주 사무국장 3.축구해설위원(7명)=이용수 한준희 김대길(이상 KBS해설위원), 박문성 SBS해설위원, 강신우 서형욱 이상윤(이상 MBC 해설위원) 4.스포츠마케팅 전문가(3명)=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 센터장, 정희윤 스포츠산업연구소 소장, 김종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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