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SK 박재홍이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과 야구계 위계질서마저 허물어뜨렸다는 성토가 주류를 이뤘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가운데 “박재홍(사진)이 지나치게 반응했다. 원래도 좀 그런 성격이지만 과잉대응으로 화를 키웠다”고 촌평했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TV 뉴스 화면으로 보니까 김일엽의 투구에 맞지도 않았던데 도대체 왜 그런 거냐. 또 볼이 머리쪽으로 온 것도 아니고 무릎쪽으로 날아온 평범한 볼이던데…”라며 혀를 찼다. 이 관계자는 또 “250(홈런)-250(도루)을 해놓고 자기 스스로 잔칫상을 걷어찬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을 위해 대구로 원정을 온 KIA 구단의 관계자는 점잖지만 뼈있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롯데 공필성 코치가 한참 야구계 선배인데 안타깝다. 그 팀 후배들이 박재홍한테 뭘 보고 배우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김일엽에게) 주먹질은 왜 했느냐. 야구장이 난장판이냐. 앞으로 SK가 사직으로 원정을 가면 무슨 사태가 벌어지겠느냐”며 인과관계를 떠나 박재홍의 과도한 행동이 화를 키웠음을 지적했다.
대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