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KIA 선발 양현종이 12일 삼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양현종(21)은 최근 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6경기 선발로 등판 해 3승을 거두면서 방어율이 전체 2위인 1.86이다.
38.2이닝 동안 26안타, 볼넷 17개를 허용하며 8실점했지만 최고 152km의 직구를 앞세워 삼진 32개를 잡아냈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특급 좌완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8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구위만 보면 양현종은 KIA가 앞으로 10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왼손 에이스다.
그러나 시간을 조금만 거꾸로 되돌린 지난 2월 괌 스프링캠프. 조범현 감독은 양현종에게 불호령과 함께 조기귀국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조범현 감독은 “괌에서 공을 너무 못 던져서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미야자키 2차 캠프까지 꼭 함께 가야할 올 시즌 선발 후보였지만 정신을 빼놓고 있는 것 같아서 크게 자극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침 설날 연휴가 겹치면서 양현종은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다시 돌아왔다.
조 감독은 “표가 없는데 보낼 방법이 있어야지. 운 좋은 줄 알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했다”며 웃었다.
양현종은 당시를 떠올린 후 “솔직히 겨울에 실연을 당했었어요. 체중이 8kg이나 줄어들 정도로 맘고생을 했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에 정신이 바짝 들었어요”라며 수줍어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