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양준혁“스파이크신고문워크?…대신뒤로걸었죠”

입력 2009-05-1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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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스포츠동아DB

삼성 양준혁(40)은 왜 ‘문워크’ 대신 ‘뒤로 걷기’를 선보인 걸까. 양준혁이 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쓰던 9일 대구 LG전 6회말. 타구가 좌측 외야 관중석에 꽂히는 것을 확인한 그는 천천히 베이스를 돌다 3루에서 멈춰 뒤로 돌았다. 그리고 홈플레이트를 밟기 직전까지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면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 춤을 세리머니로 보여주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냥 ‘뒤로 걷기’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했다. 그렇게 연습을 많이 했다더니 왜 그랬을까. 주인공이 멋쩍게 웃으며 털어놓은 비밀은 이랬다. “구장이 인조잔디인데다 스파이크를 신고 있으니 자꾸 걸려서 부드럽게 안 되더라.” 사실 이 춤에 대한 양준혁의 부담은 기록 달성 못지않게 심했다. “홈런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꼭 문워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을 정도이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늘 ‘실전’에서는 ‘연습’ 때 생각하지 못한 돌발 변수들이 생기는 법. 아깝게도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채 막을 내린 문워크였지만 노력만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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