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 송승준. 스포츠동아DB
빈이 “송 송?”으로밖에 외우지 못했던 그 투수는 실제 메이저리그로 끝내 승격하지 못했다.
마이너에서 퓨처스 게임까지 출장했으나 고비에서 팔꿈치 부상을 입었고 팀 궁합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1999년 보스턴 입단 이래 5곳의 팀을 거치다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2007년 연고구단 롯데로 복귀했다. 그러나 5승(5패)밖에 못했다. 군 문제까지 걸려 있어 첩첩산중이었다.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던 2008시즌, 송승준은 12승(7패)을 거뒀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 받았다.
숙원인 베이징올림픽 대표로서 금메달까지 획득, 병역혜택으로 야구 인생에 날개를 달았다. 2009시즌 개막전 선발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4월 5차례 등판에서 1승도 못 따냈다. 팀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실마리가 안 잡히던 롯데의 5월 대반격은 역시 선발진 재정비부터 풀렸고, 송승준은 결정적 퍼즐이었다. 5월3일 두산전 첫 승에 이어 15일 한화전은 6.1이닝 1실점으로 2승(3패)째를 따냈다.
올 시즌을 대비해 커터와 체인지업을 연마했는데 5월부터 손에 익기 시작한 것 같다고 롯데는 평가하고 있다. 직구 스피드도 140km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15일 한화전만 봐도 147km 직구가 5회까지 꾸준히 찍혔다.
압권은 경기운용 능력이었는데 3회 무사 2,3루와 5회 1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돌파했다. 7회 1사 후 이여상에게 1점 홈런을 맞고 강판될 때까지 105구를 투구했다. 선발이 퀄리티 스타트를 해주고, 중심타선의 타점능력이 살아난 롯데다운 승리패턴으로 시즌 4연승이 이뤄졌다.
외모처럼 우직한 캐릭터로서 팀에 대한 충성도가 남다른 송승준은 “직전 KIA전에서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오래 못 던졌기에 오늘은 타자들 믿고 부담 없이 던진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지난번 한화전은 피해가는 피칭이 두고두고 후회돼 초구부터 자신 있게 던졌다. 위기마다 점수 줄 땐 주자고 했는데 수비 도움으로 쉽게 이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이스터 감독도 “송승준과 장원준이 손민한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고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