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라인불펜…두산은강했다

입력 2009-05-2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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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허약선발진막강허리로커버
20일 롯데에 덜미를 잡혔지만 5월에 11승 6패. 3일 사직 롯데전과 4-6일 잠실 LG전에서 4연패하며 3위까지 내려갔다 다시 2위를 탈환한 두산의 성적이다. 승률도 6할을 넘나들고 있고, 1위로 독주하고 있는 SK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두산은 선발 투수진의 붕괴,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느 때보다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딴 팀 같았으면 무너져도 몇 번은 무너졌다”는 삼성 선동열 감독의 말처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두산.

20일 잠실 롯데전에서 팀의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패했지만 힘겨운 상황에도 2위를 지켜내는 저력만큼은 높이 살 만하다.

○허약한 선발→불펜 ‘KILL 라인’ 커버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선발 투수진의 실종이다. 19일까지 두산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9번에 불과하다. 마운드가 무너져 허덕이는 한화(7번)에 이어 2번째로 좋지 않다. 19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인 KIA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팀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허약한 선발진 때문에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두산의 마운드가 안정됐다고 평가받는 건 필승 계투진 덕분이다. 고창성(K)-임태훈(I)-이재우(L)와 마무리 이용찬(L)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킬(KILL) 라인’이 상대팀 방망이를 잠재우고 있다. 실제 두산의 구원투수 방어율은 2.51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다. 팀 1위 SK(3.69)나 KIA(3.28)도 구원투수 방어율이 3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두산 불펜진의 선전이 눈부시다.

○주전들의 부상→백업 선수들이 커버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왼쪽 팔꿈치를 다친 이종욱, 베이스를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이 접질리는 사고를 당한 고영민, 홈으로 파고드는 상대편 선수를 블로킹하려다가 왼쪽 무릎 인대가 늘어난 포수 최승환까지.

그러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백업선수 육성에 힘을 쏟은 두산은 급격히 성장한 기대주들 덕분에 주전 선수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고영민의 빈자리는 김재호가 채우고 있고, 민병헌은 이종욱을 대신해 1번 타자로 공백을 메워왔다. 19일 이종욱이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민병헌은 선발라인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부단히 노력한 최준석도 올 시즌 용병 왓슨을 밀어내고 중심 타자로 우뚝 섰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의 저력에 대해 “단지 대진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하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악착 같이 뛰어주는 선수들이 있어 팀이 굴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변에서는 ‘두산은 알다가도 모를 팀이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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