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김민재-이범호‘끈끈한배트의情’

입력 2009-05-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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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베테랑 내야수 김민재(36)는 24일 잠실 LG전에 앞서 새 방망이 두 자루에 테이핑을 했다. 그런데 두 번째 방망이에는 앞서 테이핑을 마친 배트와 전혀 다른 그립을 만드는 게 눈길을 끌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건 후배 (이)범호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 이범호는 최근 지급받은 방망이가 동이 나 새 배트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6월 초나 돼야 도착한다는 연락을 받은 터라 여분이 하나도 없는 상황. 그래서 브랜드가 같고 길이와 무게도 비슷한 김민재의 배트를 빌리기로 했다. 때문에 김민재는 이범호가 타격 훈련에 여념이 없는 동안 후배의 방망이를 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미리 테이핑을 끝내놓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 중 불시에 배트가 부러졌을 경우 곧바로 교체해줄 방망이가 필요해서다. 김민재는 주변에서 “왜 테이핑까지 직접 해주느냐”고 묻자 “범호가 손재주가 없어서 내가 해주는 게 더 잘 맞는다”며 웃어보였다. 또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이범호에게 직접 배트를 보여주며 검사(?)까지 받았다. 최근 부상으로 시무룩했던 이범호가 선배의 정성에 고마워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록 6위로 처져 있는 한화지만 끈끈한 팀 분위기 하나 만큼은 일품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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