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그라운드엿보기]누구를위한전자카드제인가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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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경마와 스포츠토토의 온라인과 모바일 베팅제를 폐지하고 사행산업 이용자의 과도한 베팅을 막기 위해 복권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제외한 모든 사행산업 업종을 대상으로 고객전용 전자카드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체육계에서는 체육진흥기금과 유소년지원기금 감소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사행성 도박을 방지하려는 순수한 목적에는 동의하지만 그 대상이 프로스포츠까지 적용된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현재 스포츠토토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의 10%%는 7개 종목의 스포츠 발전 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수익금은 유소년 선수 지원이나 시설개선 등의 사업에 투자되고 있고, 유망주 발굴과 육성, 일반인과 아마추어를 위한 대회 개최, 심판진 육성 등 각 종목별 경쟁력 강화와 저변확대를 위한 사업에 쓰이고 있다.

2008년 대한축구협회가 받은 160억 원 중 절반인 80억원은 스포츠발전기금으로 받았다. 특히 이 기금은 K리그 구단의 유소년 클럽 지원 사업에 사용됐다. 만약 전자카드제가 시행된다면 스포츠토토 수익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유소년축구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비단 프로축구 뿐 아니라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도 마찬가지이다.

더 큰 문제는 스포츠토토 판매업자들이다. 대부분 판매인들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이다. 이들이 스포츠토토 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93만원으로 매우 열악하다. 전자카드제가 도입되면 스포츠토토 판매는 감소할 것이고, 대부분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이동할 것이 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발전에 많은 악영향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전자카드제 도입으로 매출이 떨어질 경우 스포츠토토 사업으로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기금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는 등 생활체육활성화와 스포츠 인프라 확대에도 큰 지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연 이 제도가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묻고 싶다. 그 동안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이러한 프로스포츠를 사행성 도박으로 여긴다는 것은 정확한 상황을 모르고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2006년 1월 발표된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분석연구’에 따르면, 스포츠토토는 경마(31.3%%), 로또(21.3%%), 카지노(20.9%%), 경륜(2.0%%)에 훨씬 못 미치는 0.3%%로, 다른 사행사업과 비교해 중독성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스포츠토토는 건전한 사행사업으로 자리 매김하고있다. 사감위는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제도를 수립해주길 바란다.

김 종 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성공의 열쇠란 인간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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