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 6월은체력싸움…“버텨야산다”

입력 2009-06-03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페넌트레이스월별승부론
프로야구는 대략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의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치른다. 그 사이 수많은 기회와 고비가 교차한다. 선수 개인이나 팀이나 마찬가지다. 기술과 체력, 분위기와 기세싸움, 전략과 전술, 땀과 행운이 함축되는 것이 프로야구다. 그래서 프로야구는 마라톤, 혹은 종합예술이라고도 일컫는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6개월의 장기 레이스지만 월별로 나눠보면 특징이 있다. 프로야구 현장의 월별 승부론을 들여다본다.

○4월-주도권 싸움

페넌트레이스가 시작되는 달이다. 6개월 중 1개월에 불과하지만 감독들은 4월은 주도권 싸움으로 보면서 4월 승부의 가치와 비중을 6분의 1 이상으로 보고 있다. 초반 레이스에서 뒤처진 주자가 순위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승을 바라는 팀은 4월부터 치고나가야 유리하다고 믿고 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최악의 경우라도 4위권과 멀어지지 않고 레이스만 펼친다면 반전의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 SK 김성근 감독은 한술 더 떠 사실상 4월에 팀전력을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1위를 바라는 이상 4월에 단독 1위로 멀찌감치 치고 나가야 나머지 5개월을 유리한 국면으로 몰고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월-분위기 싸움

4월에 상승무드를 탄 팀은 그 기세를 이어가고 싶어하고, 4월에 출발이 좋지 않았던 팀은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애를 쓴다. 4월에 부진하더라도 여유를 잃지 않던 감독도 5월까지 팀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조급해지고 초조해진다. 한마디로 신경이 가장 곤두서는 달이다.

억울한 판정이 나와도 좀처럼 심판에게 강력한 항의를 하지 않는 삼성 선동열 감독, KIA 조범현 감독이 지난달 선수단을 철수시킨 사례가 발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6월-체력 싸움

히어로즈 이광근 수석코치는 6월의 첫 경기가 열린 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6월은 본격적인 체력싸움의 시기다”고 말했다. 5월말 6연승으로 팀이 상승세지만 겨우내 단련해온 선수들의 체력이 서서히 고갈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설명이었다. 김시진 감독 역시 같은 얘기였다. 5월까지 원정경기 때면 경기 전 고교팀 야구장을 찾아 타자들에게 특타훈련을 하도록 지시했지만 “6월부터는 특타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에는 기술의 완성보다 체력안배가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프로야구 역사를 살펴보면 6월에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하위팀일수록 더욱 그렇다. 꼴찌로 내려앉아 우승까지 간 사례는 거의 없다. 1990년 LG가 6월 3일까지 꼴찌를 달리다 상승세를 타면서 우승한 것이 유일하다. 6월은 버티기의 달이기도 하다. 체력안배를 잘 해야 7월 이후의 승부도 가능하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