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맞고도이긴다…김광현은‘윈메이커’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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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승리.’ SK 김광현이 문학 홈경기에서 롯데를 상대로 시즌 8승째를 올리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김광현은 6.1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이며 2실점을 기록했다. 문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SK 김광현은 스스로 “나는 ‘쇳복’이 좋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게 ‘자랑’할 법한 것이 안산공고 시절 쿠바 세계청소년대회 우승, SK 입단 이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심지어 활약상이 미미했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준우승 영광을 함께 했다.

몸담는 곳마다 승리를 몰고 다니는 ‘윈 메이커(win maker)’에 비견된다. 그래서인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뽑히면 (WBC 일본전에서 많이 맞았으니) 앉아만 있어야겠다”란 농담까지 꺼낸다.

김광현의 승리운은 SK에서 절정을 발휘한다. 2일 롯데전 선발승으로 시즌 13연승에 성공했다. 2008년 8월28일 문학 두산전 승리 이래 패배가 없다. 또 문학 홈에선 2008년 6월12일 LG전부터 11연승이다. 롯데전만 따져도 2007년 10월3일부터 4연승.

2일 롯데전은 ‘선택받은 자’ 김광현의 기운을 여실히 드러낸 한판이었다. 6.1이닝 동안 안타를 9개나 맞았으나 실점은 단 2점. 3번타자로 복귀한 조성환을 포함해 롯데 1-3번에게 멀티히트를 맞았고, 2루타를 3방이나 맞았는데도 실점은 최소화됐다. 3자범퇴 이닝이 단 한번도 없었고, 볼넷 3개를 곁들였는데도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올 시즌 1경기 9안타는 4월17일 대전 한화전 이래 두 번째. 당시 역시 5실점하고도 승패와 관련이 없었다.

반면 롯데 선발 이용훈에게 막혀 3회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던 SK타선은 0-1이던 4회 단 한번의 찬스로 김광현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1사 후 박재상의 2루타 뒤 박정권의 동점 2루타, 4번타자 이호준의 좌월 2점홈런으로 대세를 뒤집었다. 김광현이 3-2로 쫓기던 7회 1사 2루에서 교체된 뒤엔 정대현-이승호의 불펜진이 승리를 지켜줬다.

‘비 오는 날 더 잘 던진다’는 아마 시절 징크스를 살려가게 된 김광현은 시즌 8승(무패)으로 팀 선배 송은범(7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승리 직후 김광현은 “볼이 너무 안 좋아서 이겼다기보다 다음 등판이 걱정이다. 날씨 탓인지 모르겠는데 밸런스가 무너졌고 4일 쉬고 등판이라 힘들었다. 되게 못 던졌는데 타자들이 잘 쳐줘 운 좋게 승리한 듯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유의 미소는 신승의 짜릿함과 팀 선배를 향한 고마움을 담고 있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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