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김주희(가운데)가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프로축구 2009WK리그 서울시청과의 경기 도중 수비수들 사이에서 공을 따내고 있다. 김주희는 선취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선두로 나섰다. 수원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현대제철과 서울시청의 경기가 벌어진 8일 수원종합운동장. 현대제철 김주희(24)는 결승골을 넣고, 팀이 1-0으로 승리했는데도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는 경기를 주도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90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가 원톱을 세워둔 채 나머지 10명은 모두 미드필드 아래로 내려오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3골로 팀내 최다득점을 올린 간판 골잡이 김주희도 마찬가지. 전·후반 2-3차례 골문 앞에서 찬스를 맞았지만 연신 골대를 벗어나 가슴을 쳐야 했다.
골이 들어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후반 31분 김주희는 침투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 안서진과 단독으로 맞선 상황에서 기어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그녀가 날린 킥은 왼쪽 포스트를 맞은 뒤 다시 오른쪽 포스트에 튕기고 가까스로 골문을 통과했다. 김주희가 기쁨의 세리머니 대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가련하고 미소년 같은 외모와 달리 김주희는 팀내에서 ‘독종’으로 불린다.
지난달 18일 부산상무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안쪽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도 곧바로 재활에 돌입, 금세 복귀해 1일 대교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시즌 4호골로 득점 단독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희는 “처음 맞는 장기리그라 서서히 지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스로 관리를 해나가는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고 있다. 올 시즌 득점왕에 오르는 게 목표다”라며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