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낙관론’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는 걸까. 그간 부진했던 롯데가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5연승, 단숨에 5위로 올라섰다.스포츠동아DB
로이스터“우승가능”낙관론전파-이달꼴찌서5위점프이어5연승
롯데는 6월 둘째 주를 8위로 시작했다. 9일 첫 경기 한화전을 이기고 한화와 LG를 밀어내고 꼴찌에서 단숨에 5위로 점프했다. 이어 11일 한화전까지 5연승, 팀 시즌 최다승을 달렸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12일부터 5위 히어로즈와 사직 홈 3연전을 벌인다. 그 다음엔 4위 삼성, 3위 KIA, 2위 두산을 순서대로 만난다.
이상론을 말하자면 3연전시리즈 끝낼 때마다 순위를 한 계단씩 올려나갈 수 있는 대진이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연승 와중에 “8-9월 승부론”과 “우승 가능론”을 꺼내들어 선수단에 낙관론을 전파하고 있다.
○롯데 스타일 & 로이스터 리더십
빌 게이츠는 “모멘텀이 모멘텀을 만든다”란 명언을 남겼다. 주장 조성환의 진단대로 롯데는 전형적으로 분위기를 타는 팀이다.
개막이래 악재가 악재를 낳아 침체일로였다면 6월 둘째 주부턴 ‘눈덩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효과처럼 조성환, 손민한 등 부상자의 복귀가 라인업과 마운드에 걸쳐 심리적 안정을 가져왔고, 5연승이란 태풍으로 커졌다.
한국적 야구 환경에서 꼴찌 팀이 연승으로 치고 올라오는 케이스는 희귀하다. 결국 로이스터 감독의 영향력을 빼놓곤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다. 연패로 바닥을 기고, 부상자가 속출했을 때에도 로이스터는 -적어도 겉으론- 평상심을 잃지 않았다.
“할 바를 다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태도였다. 아울러 선수들에게 “고개 숙이지 말고 덕아웃에서 침울해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꼴찌인데 어디서 웃고 이를 보이느냐’란 한국적 정서와 판이한 접근법이다. 실수하면 다음에 이기면 그만이지만 자신감까지 잃으면 끝장이란 로이스터의 신념이 효험을 본 셈이다.
○천장을 뚫었는가? 일시적 착시인가?
롯데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는 근거가 엇갈린다. 긍정적 신호는 내용에서 ‘롯데답게’ 이기고 있다는 대목이다. 타선 응집력이 개선됐고 선발진이 기계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공격적 베이스러닝도 되고 있다.
반면 두산과 한화가 극도로 안 좋을 때 만나서 얻은 요행의 5연승이란 평가절하도 가능하다.
아직 가르시아, 강민호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고, 손민한의 부상 재발 위험성도 잠재돼있다. 6선발 체제로 일시 개편되는 선발진이 점점 강해지는 적들과 부닥쳐도 얇아진 불펜을 커버할 수 있을지 이제부터 본격 시험대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