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동호인들의축제트라이애슬론사연들이모저모

입력 2009-06-14 20: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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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해발고도 0m인 강원 삼척해수욕장을 출발해 1천340m인 정선 하이원 골프장에서 끝을 맺는 '2009 하이원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에 참가해 완주에 성공한 서부산 철인클럽 회원들이 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백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09 하이원 국제트라이애슬론은 동호인들의 대축제였다.

이번 대회에는 약70여명의 엘리트 선수들 이외에도 506명의 동호인들이 ‘천국의 풍경에서 펼쳐지는 지옥의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4일 오전 7시, 강원도 삼척 해수욕장. 3km의 역영을 앞두고 다소 긴장된 표정. 하지만 7시간 뒤 정선 하이원 리조트의 결승선에서는 모두가 웃었다.

●트라이애슬론은 가장 정직한 운동

서부산 철인클럽의 이무용(47) 씨는 부산명호고등학교에서 기술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10대 후반 제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강철체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미 이 씨는 2006년 제77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서브3(3시간 이내 완주)의 기록을 세우며 동아마라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아마 최강의 마라토너. 보스턴마라톤 대회까지 날아갈 정도로 운동 광이다.

이번 대회에는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가했다.

“입시공부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나도 최선을 다할 테니, 너희들도 열심히 하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씨는 트라이애슬론을 제자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운동으로 꼽는다. 이유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 “트라이애슬론에는 요행이 없어요. 순전히 자기 발로, 자신을 이겨야 합니다.”

●롯데보다 트라이애슬론이 좋은 부산 사나이

서부산 철인클럽에서는 이 씨를 포함해 12명의 동호인들이 이번대회에 참가했다. 몇몇 선수들은 6시간 30분대의 준수한 기록을 세웠다. 평일에는 업무를 마친 뒤 개인훈련. 주말에는 팀훈련을 펼쳤다. 특히, 사이클은 도로에서 혼자 탈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그룹 라이딩이 절실하다.

소영수(42) 씨는 올림픽코스(수영1.5km·사이클40km·마라톤10km)만 5차례 완주한 베테랑 동호인. O2코스(수영3km·사이클80km·마라톤20km)는 이번이 처음이라 완주의 기쁨이 두 배였다. “트라이애슬론은 감독도, 선수도 저에요. 모든 시나리오를 제가 쓰고, 철저히 제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소 씨는 “부산 사람이지만, 롯데 자이언츠 보다 트라이애슬론이 더 좋다”고 했다. 보는 스포츠와 자신이 직접 성취감을 스포츠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소씨 의 지론. “이 말 나가면 (롯데 팬들에게) 욕먹을 텐데…. 그래도 좋은 건 좋은 거지요.”

●바다에 강한 서부산 철인클럽

서부산 철인클럽의 강점은 바다수영에 강하다는 것이다. 트라이애슬론에서의 수영은 일반 풀장에서의 수영과는 천양지차. 거센 파도와 조류와 싸워야 하고, 선수들 간 몸싸움도 존재한다. 서부산 철인클럽 회원들은 지리적 장점 덕분에 내륙지역 동호인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바다훈련을 수시로 한다.

덕분에 이승환 씨는 철인코스(수영3.8km·사이클180.2km·마라톤42.195km)까지 완주한 경력이 있다. ‘아이언맨’ 칭호는 그에게 가보와 같다.

“결승선이 보일 때의 카타르시스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힘든 동계훈련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서부산 철인크럽 회원들은 굵은 땀방울을 닦아내며, 내년 대회를 기약했다.

정선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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