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의춘하추동]구장인프라개선,야구계전체의몫

입력 2009-06-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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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내 자문기구로 야구발전실행위원회를 발족했다. 긍정적인 발상이긴 하나 자칫 지난날처럼 형식적이고 구호로만 그치지 않을까하는 염려도 없지 않다. 과거에도 아이디어는 풍부했으나 지속적으로 현장에 뛰어다닐 사람이 없었다. 즉 머리는 있으나 다리가 없어 흐지부지 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시급한 시설 인프라 쪽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문제가 아니다.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 또는 지자체와 직접 관련된 일이라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벅찬 일이다.

따라서 먼저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시설 인프라를 논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정치적·행정적 다방면으로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우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야구의 씨앗인 티볼연합회, 유소년야구의 리틀야구연맹, 초·중·고·대학의 엘리트야구 집합체인 야구협회, 야구의 사촌격인 소프트볼협회, 여자야구연맹, 전국에 수만 개 팀을 가지고 있는 일반 동호인야구(사회인야구협회 및 생활야구협회) 등 야구관련조직들이 모두 거들어야한다. 그동안 각 경기단체별로 절대 부족한 야구장 조성을 위해 산발적으로 애쓰던 것을 집중적이고 입체적으로 힘을 모으자는 것이다.

비록 KBO가 프로야구 조직체지만 집안의 큰형님 격으로 이들을 모두 아울러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나가지 않고서는 예전처럼 또 세월만 낭비하게 될지 모른다. KBO는 프로야구만 하더라도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전국의 크고 작은 시설 인프라를 모두 챙길 수 없다. 야구가족 전체가 짐을 나눠 질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앞서 말한 이들 협회장들과 조찬자리라도 만들어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 관계자 실무협의회를 구성한다든지 해서 구장 인프라를 위해 모두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튼 이번 만큼은 순간적이고 과시적이 아닌 장기계획 아래 조직적으로 끊임없이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바란다. 이 분야만큼은 축구협회의 행보와 비전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앞서도 한참 앞서 있기 때문에….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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