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와 입단 협상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봉과 계약금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또 다른 야구 인생을 펼칠 한국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구단은 어떻게 식사를 지원해 주는지 궁금해 합니다. 특정 선수는 아예 협상 시 자신이 원하는 특정 음식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입단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기도 합니다.
○미국, 일본 그리고 대만
한국 구단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구내식당과 외식 업체의 출장 뷔페로 선수단 식사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해외 구단 대부분은 대부분 일정 금액의 현금(영어로 ‘밀머니’라 부릅니다)을 식사 대신 지원합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는 하루 20달러, 그리고 메이저리그와 일본은 대부분 100달러를 밀머니로 지급합니다.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대만 구단들은 경기가 있는 날에 한해 12달러를 식사 대신 지급합니다.
이 중 트리플A 선수들은 하루에 지급되는 밀머니 20달러 중 12달러를 클럽 하우스 관리인에게 지급한 후 경기 전,후 식사를 지원받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은 8달러로 아침, 그리고 점심 식사를 해결해야 합니다.
○볶음밥 그리고 군만두
최근까지 외국인 선수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음식은 고향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피자와 치킨,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였고, 구단 직원들이 이러한 음식을 배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음식에 적응하는 노력을 보인 선수들은 식단에 변화가 생깁니다. 대표적인 것이 볶음밥과 군만두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퓨전 중국요리 레스토랑 체인점이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한국식 볶음밥은 외국인 선수들이 그동안 맛보았던 것과 수준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 매력에 빠진 그들은 이제 경기가 없는 휴일이면, 집에서까지 자장면과 군만두를 시켜 먹을 정도로 한국식 중화요리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라면 그리고 짬뽕
한화의 장수용병 데이비스는 유독 라면과 짬뽕을 즐겼습니다. 가끔 과음으로 숙취가 있을 때면 언제나 짬뽕에 공기밥을 말아 먹고 경기에 임했던 데이비스. 요즘도 통화를 할 때면 당시의 라면과 짬뽕이 그립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외국 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식생활입니다. 최근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한국식 식단에 익숙해지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 시즌을 보내는 첫 걸음이기를 바랍니다.
한화 외국인선수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