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초대장] “12년 ‘우승의 限’ 꼭 풀어줘”

입력 2009-10-16 20: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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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V 10’을 외친지 12년인디….”

친구와 함께 광주구장을 찾은 ‘열혈 팬’ 오탁근(29·회사원) 씨. 한국시리즈 1, 2차전 티켓을 모두 확보한 그의 표정은 이미 잔뜩 상기돼 있었다.

광주 야구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마지막 잔치에 초대받았기 때문이었다. KIA 유니폼을 입은 오 씨는 “우리 광주가 10번째 우승을 열망한 지 벌써 12년이나 됐는데, 이제는 그 한을 풀 때가 됐다”고 말한다.

어린이 회원에 가입한 해태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응원한 터.
야구를 워낙 좋아해 사회인 야구에도 직접 참여하고, 한 시즌에 최소 20경기 이상 관전한다. 육군 소대장으로 강원도 철원에서 복무할 때도 외박 때면 지인과 함께 야구장을 꼬박 찾았다.

“광주 2연전 중 한 게임만 건져도 문학, 잠실에서 최소 4승2패로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한 오 씨는 “SK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이 많이 빠졌다. KIA 투수진이 오래 기다리느라 진이 빠졌다고 해도 역으로 생각하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고 나름의 분석도 전했다.
하지만 오 씨도 아쉬운 게 있다.

광주구장의 시설이 지나치게 낙후돼 있다는 점. “관중 출입구도 2개뿐이고, 화장실 숫자도 적다. 또 관중석 통로가 비좁아 움직이기 불편하다.”

그래도 기대감은 남다르다. 특히 광주 박광태 시장이 약속한 ‘돔구장 건설’을 이번에는 진정 이뤄지리라 믿는다.

“모두의 열망이다. 야구를 이렇게 잘하는데, 경기장은 ‘꼴찌’란 게 말이 되는가. 이런 게 바로 아이러니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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