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하늘같은 부산고 선배…조심스러워서요”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근우를 유쾌하게 여긴다. 그러나 어디서나 예외는 있는 법, 바로 전병두가 그렇다. 전병두는 아직도 정근우가 어렵다. 그렇다고 정근우가 유독 전병두한테 엄격하게 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작 이유는 전병두 안에 있는데, 바로 학연 때문.
둘은 SK에서 유이한 부산고 동문. 정근우가 2년 선배다. 고(故) 조성옥 감독 밑에서 함께 배웠다. 전병두가 부산고에 입학했을 무렵, 정근우는 3학년이자 주장이었다. 그리고 야구를 매우 잘했다. 전병두로선 구름 너머 아득한 존재였던 셈.
감히 말 붙이기조차 힘들었던 그때의 격차는 프로로 와서도 이어지게 됐다. 유난히 내성적인 전병두는 선배를 꽤 어렵게 여겼고, 묘하게도 둘의 소속팀이나 대표팀 선발은 계속 엇갈렸다. 그러다 전병두가 지난해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되면서 마침내 한솥밥을 먹게 됐다.
후배를 배려해 원정에 가면 정근우는 일부러 전병두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등, 팀 적응을 도우려 애썼다.
그러나 전병두에게는 고마우면서도 내심 어색한 모양. 흔히 세상에서 말하듯 ‘군대 고참이 사회 나오면 제일 껄끄러운’ 것과 마찬가지로.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