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뜨니 ‘바람의 아들’도 방긋

입력 2009-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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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최고참 이종범은 한국시리즈를 치르며 평소보다 더 과묵해졌다. “큰 경기일수록 상대방에게 조금의 틈도 보여서는 절대 안된다”며 조용한 카리스마로 후배들을 묵묵히 이끌고 있다.

그러나 5차전을 앞둔 이종범은 관중석 쪽을 쓱 한번 쳐다본 후 환하게 웃었다. 아직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이날 아내와 아들이 아빠를 응원하기 위해 광주에서 잠실을 찾기로 한 것.

이종범은 “아들이 오늘 학교도 빠진 것 같다”고 미소 지으며 “아들 친구들도 내가 야구 선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특히 요즘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 친구들이 사인을 많이 해달라고 한다”며 뿌듯해했다.

이종범은 아들 정후(11)와 딸 가연(9) 두 아이의 아빠다. 특히 정후 군은 아빠를 쏙 빼닮은 외모에 야구실력까지 뛰어나 광주 야구팬들에게 ‘바람의 손자’, ‘무등산 아기 호랑이’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경기가 없을 때도 종종 광주구장을 찾아 KIA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는 정후 군은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아빠를 위해 잠실 원정응원까지 자청했다.

이종범은 “정확히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들이 왔을 때 승률이 좋았던 것 같다”며 한 번 더 환하게 웃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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