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겨울산에 갈까

입력 2009-11-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희섭(KIA)-이승엽(요미우리).스포츠동아DB

최희섭(KIA)-이승엽(요미우리).스포츠동아DB

‘의기투합!’

KIA 최희섭(30)과 요미우리 이승엽(33), 한국과 일본 무대를 누비는 두 왼손 거포가 이번 겨울 함께 산에 오르며 2010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최희섭과 이승엽은 14일 일본 나가사키에서 열린 한일클럽챔피언십 직후 단 둘이 따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올 겨울 함께 산을 타며 하체 단련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16일 홀로 도봉산에 오른 최희섭은 “승엽이 형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1회 WBC(2006년) 이후 처음 만났는데 승엽 형이 잘 해줬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화제로 대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형이 올 시즌을 치르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산을 오르면 운동만 되는 게 아니라 머리도 맑아지고 심리적 안정감도 느끼게 된다고 말했더니 함께 산을 오르자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최희섭은 잘 알려진 대로 ‘등산 마니아’. 극심한 부진을 보인 지난해 시즌 종료 후부터 겨울산행을 시작했다. 덕분에 체중이 15kg 정도 줄었고 무엇보다 흐트러졌던 정신자세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됐다. “내년 시즌에도 실패하면 야구를 그만 두겠다”고 다짐한 것도 지난해 10월 설악산을 오른 직후의 일이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그는 “광주에 내려가면 곧바로 무등산에 올라 고맙다고 얘기해야겠다”고 할 정도로 산에 빠져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한국무대 복귀의 첫 목표를 달성한 그는 “내년 시즌 개인적으로 홈런왕을 해 보고 싶다. 지난해 5번 산을 탔다면 올해는 10번 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KIA는 25일 3박4일 일정으로 사이판으로 우승축하 기념여행을 떠난다. 17일부터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남 남해 캠프에서 마무리훈련을 하지만 최희섭은 기념여행 전까지 서울 근교에 머무르며 개인훈련과 산행을 계속할 예정. 최희섭은 “승엽형과 어느 산을 언제 함께 오를지는 아직 약속하지 않았다. 형이 돌아오면 통화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대한항공편으로 17일 오후 3시25분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