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범호(28)의 일본 진출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린(?) 이들이 있다. 특히 이범호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던 롯데의 정보명은 19일 “만약 (이)범호가 왔으면 한화에 갈 생각까지 했다”는 뼈있는 농담을 건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보명은 롯데에서 이대호와 3루를 번갈아 맡고 있다. 올 시즌에는 치열하게 4강 싸움을 벌일 당시 결정적인 수비능력을 선보여 3루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이범호가 롯데에 올 경우 이대호는 1루로 이동하면 되지만 정보명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는 “신경 안 썼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놓고는 “그렇게 되면 한화 가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본 갔다고 하니까 다행이다”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뿐만 아니다. 이범호와 정보명은 박기혁을 사이에 두고 자칫 삼각관계에 빠질 뻔 했다. 정보명은 팀에서 박기혁과 절친하다. 이범호도 박기혁과는 고향(대구) 친구다. 이범호가 정보명의 자리를 빼앗았을 경우 세 선수 사이에는 애매한 기류가 흐를 수밖에 없다. 정보명은 “그런 부분도 다행히 정리됐다. 앞으로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한편 ‘야구계의 큰손’ 삼성도 두 선수의 일본진출로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더불어 남모르게 속앓이를 했던 1루수 채태인과 3루수 박석민도 걱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