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동아일보DB
맨유, 토트넘 꺾고 칼링컵 4강행
2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토트넘과의 2009∼2010 칼링컵 8강전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지난 시즌 그들이 차지했던 칼링컵 트로피를 지켜내는데 한 걸음 다가섰다. 최근 12경기 연속 결장해온 박지성의 풀타임 출전과 함께 두 골을 몰아친 깁슨이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른 장면이 이날의 하이라이트.
프리미어리그보다 다소 중요도가 떨어지는 컵경기에 몇몇 베테랑들과 신예 선수 위주로 스쿼드를 구성하는 퍼거슨의 모험 섞인 정책이 빛을 본 한판이었다.
전반 초반에는 토트넘의 기세가 대단해 맨유의 어려움이 예견됐지만 전반 16분 깁슨의 천금같은 첫 골이 터진 후 주도권이 맨유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전반 38분 두 번째 골을 작렬시켜 토트넘의 추격을 끊었다.
지난 주 베식타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나선 깁슨은 주목할 만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영국 언론으로부터 ‘수비에 무기력했고 주위 압력에 스스로 무너져 패스에 실수가 많았으며 킥도 정확하지 않았다’는 혹평을 받은 바 있었다. 더욱이 베식타스전 뿐 아니라 그간 이렇다할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1군보다는 1.5군 선수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토트넘전의 모습은 베식타스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고, 그간의 우려를 완전히 떨쳐내 홈 팬들과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와 함께 부상 복귀 이후 첫 풀타임을 소화한 박지성도 “몇 번의 영리한 볼 터치가 있었지만 충분한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팀내에서 가장 낮은 평점 5를 받았으나 부상과 독감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이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측면날개로 뛰다 후반 중반부터 미드필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공수에 걸친 날카로운 플레이를 전개했다. 박지성은 “철저한 회복 프로그램을 활용해 컨디션을 정상으로 이끌었다”면서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정책에서 우위를 점할 자신이 있고, 시즌을 치르며 나만의 경쟁력을 키워 생존 경쟁에서 꼭 살아남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맨체스터(영국)|전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