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실수” 괜찮아 연아야 … 프리가 남았잖아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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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아. 스포츠동아DB

점프실수 65.64점… 최고기록에 10.64 뒤져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쇼트프로그램은 언제나 명품이었다. 그동안 여자 싱글 쇼트 역대 최고점만 네 번을 갈아 치웠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엔 1년 9개월 만에 처음 쇼트 1위를 놓쳤다. 트리플 플립을 싱글로 처리한데다 전매특허인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뜻하지 않은 다운그레이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4일 일본 도쿄 국립요요기경기장 제1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일본의 안도 미키(66.20점)에 0.56점 뒤진 65.64점(기술요소점수 33.80점+구성요소점수 31.84점)을 얻어 2위로 처졌다. 김연아가 쇼트 1위에서 밀려난 건 고관절 부상에 시달렸던 2008년 3월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76.28점)에도 10.64점 모자란 점수다.

연습 때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오전 드레스 리허설 때는 콤비네이션 점프의 도입부인 트리플 러츠 착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경기 직전에는 트리플 콤비네이션을 연습하다 러츠에서 크게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평소에도 쉽게 하지 않던 실수를 경기 당일에 연발했으니 김연아로서도 당황할 법도 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예상보다 더 좋지 못했다. ‘가산점 제조기’였던 세 개의 점프 과제 중 두 개에서 점수를 제대로 못 받은 게 이유였다. 트리플 플립을 싱글로 처리하면서 0.20점밖에 챙기지 못한 게 가장 치명적. 김연아는 앞선 두 번의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플립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두 번 모두 프리스케이팅이었고 쇼트에서는 깨끗하게 성공해왔다. 게다가 콤비네이션의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토루프에서 다운그레이드를 받은 점도 의외였다. 착지 불안으로 인한 다운그레이드를 제외하면, 깨끗하게 성공하고도 토루프의 회전수를 인정받지 못한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전 대회에서 12점을 얻었던 요소에서 8.90점을 얻는 데 그쳤으니 점수가 낮아진 건 당연하다. 한국 빙상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결과였다. 다만 더블 악셀에서는 가산점 1.4점을 챙겨 ‘점프의 여왕’ 다운 면모를 유지했고, 레이백스핀-스파이럴 시퀀스-플라잉싯스핀에서 모두 레벨4를 받았다.

한편 일본의 안도 미키는 자신의 종전 시즌 베스트(57.18점)보다 9.02점 오른 고득점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연아는 5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에 맞춰 역전 우승을 노릴 예정. 비록 쇼트 1위는 뺏겼지만 수차례 실수를 범하고도 ‘클린 프로그램’을 선보인 안도와 점수차가 적어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도쿄(일본)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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