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다양한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입력 2009-12-10 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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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개막에 맞춰 상대국들의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는 허정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공격수들의 무한 경쟁을 선포했다.

허 감독은 10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년 초 남아공과 스페인 전지훈련을 떠날 태극전사 예비명단 35명을 발표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거 5명을 포함해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된 이번 리스트에는 기존 대표팀 멤버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K-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새롭게 가세했다.

이날 관심을 불러 일으킨 포지션은 공격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붙박이 투톱으로 활약했던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주빌로 이와타)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최전방 공격수에 생애 첫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사자왕' 이동국(전북),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울산) 외에 '장신공격수' 김신욱(이상 울산), 하태균(수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노병준(포항) 등 새로운 얼굴들이 발탁됐다.

이러한 '타깃형 공격수' 준비는 장신의 수비수들이 즐비한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대비한 허 감독의 맞춤형 전략의 첫 단계로 보여진다. 즉,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국내파 새 판짜기에 돌입할 것을 내비친 셈.

허 감독은 "박주영-이근호와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격진은 서로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 박주영과 이근호는 빠르면서 활동력과 상대 배후 침투가 좋은 반면 몸싸움, 제공권 장악 등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조건은 갖추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김신욱은 장신이면서도 활동량과 슈팅력이 좋다. 하태균, 김신욱은 제공권의 우위를 보이고 있고 체격도 좋다"고 선발 배경을 밝혔다.

허 감독은 '문전 앞에서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는 점'에 대해서도 누차 강조했다. 허 감독은 이동국이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할 때에도 "혼자 골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이동국을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 김신욱, 하태균이 허 심을 잡기 위해서는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스스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노병준은 허 감독에게 제대로 어필한 케이스. 노병준은 올해 컵대회를 포함해 리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컵대회에서는 5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기도.

허 감독은 "노병준은 내가 올림픽팀 감독과 전남 감독 시절 데리고 있던 선수였는데 현재 포항에 있을 때 아주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지금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번 전지훈련은 허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국내파들의 마지막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는 허정무호의 공격진에 총 다섯 자리가 주어질 경우, 박주영과 이근호가 이미 두 자리를 꿰찼다면 남은 세 자리의 영예는 누가 차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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