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도 '블루드래곤' 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의 화려한 테크닉에 반한 모습이다.
영국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24일(한국시간) 2009-201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의 상반기 결산 보고서에서 "골을 노리는 이청용은 볼턴 최고의 테크니션 중 한 명이다"고 극찬했다.
이청용은 K-리그에서도 테크니션으로 손꼽혔던 선수. 상대 수비수 한 두 명 정도는 가볍게 제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한국 선수들에게 부족한 점으로 평가되는 개인기는 이청용에게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지난 8월 K-리그 FC서울을 떠나 볼턴에 입단했던 이청용은 왜소한 체격 탓에 프리미어리그 적응이 쉽지 않아 보였다. 약관의 나이에 A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할 만큼 기량은 뛰어나지만, 거친 몸싸움과 강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피지컬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자신의 장점인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크로스 능력으로 출전기회를 늘려가던 이청용은 9월26일 버밍엄시티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성공시대를 활짝 열였다. 특히 문전 앞에서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를 모두 농락하는 개인기와 침착성은 그를 테크니션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청용의 테크닉은 투박하던 볼턴의 플레이에 세밀함을 가미시켜 다양한 공격루트를 제공하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 뿐만 아니라 남다른 슈팅 감각도 테크니션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 이청용은 지난 16일 웨스트햄전(3-1 승)에서 이반 클라스니치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 머리를 살짝 넘기는 재치있는 골을 터뜨렸다. 이청용의 순간 침투와 차분하면서도 감각적인 슈팅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이청용의 전성시대가 막이 오르면서 영국 언론들도 '한국의 신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청용이 더 높게 날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바로 체격적인 면을 보완하는 것.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이청용이 몸을 불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주문했다.
한편, 4승4무8패 승점 16점으로 전체 20개 팀 중 강등권인 18위에 머무르고 있는 볼턴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로부터 전반기 평점 10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사진=이청용.스포츠동아DB)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