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해외진출…인프라 개선 시급

입력 2010-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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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축구의 향후 과제

국제무대 맹활약 불구 팀 감소…선수 육성 힘써야

한국은 이번 독일 U-20 여자월드컵을 통해 여자축구의 가능성을 봤다. 그러나 환희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 이면에 여자축구의 현주소는 너무 열악하다. 중요한 건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모처럼 조성된 붐이 반짝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성과를 다음 월드컵까지 이어갈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한국은 내년 독일월드컵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5년 뒤 2015년 월드컵 때 이번 U-20의 황금세대가 그 중심에 서게 된다.


● 유망주는 해외로

남자대표팀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의 위업을 이뤄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 등이 중심이 된 해외파가 큰 역할을 했다. 유럽, 남미, 아프리카의 강호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가진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었던 게 기존과 다른 큰 변화였다.

현재 여자대표팀 내 유럽 파는 독일에서 뛰고 있는 차연희(24·바트 노이에나르)와 이장미(25·FFC프랑크푸르트) 등 2명 뿐.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오른 지소연(19·한양여대)은 연 내에 미국이나 독일로 갈 것이 확실시된다. 이 외에도 재능 있는 유망주들이 일찌감치 해외 무대를 노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독일 바트 노이에나르에서 잠시 뛰다가 국내로 돌아온 박희영(25·대교)의 경험담을 귀담아 들을 만하다.

박희영은 국내 최고 레벨의 선수였다. 그러나 독일에서 부딪혀 본 정상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제 실력을 발휘할 기회도 의지도 부족했다.

박남열 대교 감독은 “한국에서 최고 대우를 받다가 독일에서 딱 막히니 너무 힘들었다고 하더라. 국내에서만 공을 차다 보니 견디고 이기는 힘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빨리 외국으로 나가 그들에 대해 알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학원, 클럽축구 심각성 인식해야

성인대표팀에 좋은 인재를 꾸준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밑바닥이 튼튼해야 한다. 현재 한국 여자축구의 구조는 다소 기형적이다. 각급 청소년대표와 성인대표는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는 데 초·중·고, 대학 팀들의 숫자는 계속 줄어든다. WK리그 대교 캥거루스는 매년 여자초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무료 클리닉을 여는 데 참여인원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 여자 축구인은 “대표팀이 좋은 활약을 보이니까 축구협회나 여자연맹이 지금 심각한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지도자들은 하루하루가 다를 정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데도 이를 모르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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